“최후진술 작성해줘”… 똑똑한 ‘AI 비서’ 나왔다

로앤컴퍼니 ‘슈퍼로이어’ 출시

초안 작성·판례 분석 등 서비스
“법률가만 대상… 변협 규정 준수”
변협 “초기 단계, 더 지켜봐야”

김본환(가운데) 로앤컴퍼니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포레스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일 출시한 법률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슈퍼로이어’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앤컴퍼니 제공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쳐 사망케 한 피고인의 법정 최후변론과 최후진술을 작성해줘.”

법률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슈퍼로이어’에 이 같은 질문을 입력하자 2분 만에 변호인 변론과 피고인 진술 예문이 차례로 화면에 떴다. 슈퍼로이어가 쓴 최후진술에는 “피해자께 용서를 구할 수도 없는 제 행동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어린 자녀가 있다’, ‘사고 직후 즉시 신고했다’ 등 문구도 포함됐다. ‘피해자가 깜빡이를 켜지 않은 점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며 “다소 과실 감경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사망 사고 자체의 책임을 감소시킬 수는 없을 것”이란 답변을 내놨다.

로앤컴퍼니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률가들이 고소장 등 법률 문건 초안 작성, 피고인 신문사항 작성, 판례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AI 슈퍼로이어를 소개했다. 지난 1일 출시 후 이 서비스에 가입한 변호사는 9일 오후 4시 기준 1317명이다. 슈퍼로이어는 일반 소비자가 아닌 변호사 등 법률가만 이용할 수 있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AI 덕분에 이제 변호사들도 집에 좀 더 일찍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법률가의 업무 효율을 높이면 궁극적으로 일반 소비자의 법률 접근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로이어는 사건 개요, 의견서 등을 입력하면 법정 형량을 예측하거나 자동으로 피고인 신문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준다. 검찰이 어떤 식으로 반대 신문할지 예측해보라고 할 수도 있다. PDF 파일을 올리면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한 뒤 답변을 제시했다. 슈퍼로이어 학습은 공개된 판례 등을 활용하며, 변호사 업무에 사용된 사건 자료는 학습에 이용되지 않는다.

법률 AI 활용에 걸림돌로 꼽혔던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을 줄이기 위한 기능도 포함됐다. 챗GPT 등 기존 AI를 법률 분야에서 활용하면 없는 판례를 지어내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슈퍼로이어는 ‘팩트체커’ 기능을 도입해 판례나 법령 인용 시 해당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삽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슈퍼로이어에 100여쪽 분량 판결문 요약을 요청하자 두 개의 혐의 중 하나만 요약해 답변했다. 로앤컴퍼니는 서비스 개선을 통해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다. 법률 AI 활용에 제동을 걸어온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대응도 주목된다. 로앤컴퍼니 측은 “법률가 대상으로 한정한 만큼 법령이나 변협 규정 위반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변협은 출시 초기인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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