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느는데…’ 갈 곳 잃은 도심 소규모 데이터센터

빠른 데이터 전송… 시장 성장세
자율주행차 등 필수 인프라 꼽혀
주민들 전자파 방출 우려에 기피
도시 외곽서도 잇따라 건립 무산


최근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인한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엣지 데이터센터’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의 최종 사용자인 개인이 밀집한 도심의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기업들은 더 빠른 데이터 전송을 위해 엣지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부지 인근 주민 반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온디바이스AI 기술을 적용한 장치가 대중화하면서 관련 기업의 엣지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가 세워지면 데이터 지연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고, 데이터 처리와 저장을 제어할 수 있다. 중앙과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 화재나 전산망 마비 등 디지털 재난 사고에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자율주행 차량과 같이 데이터 응답 속도가 중요한 사업자에게는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기업의 수요와 맞물려 엣지 데이터센터 시장은 지속해 성장할 전망이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BI)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관련 시장 규모가 2030년에 416억 달러(약 57조487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엣지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여러 장점을 가져 확대일로에 있다”며 “스마트시티·AI·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빠르게 활용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의 성장성에도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한 주민 반발이 거세다. 도시 외곽도 반대가 심한 상황에서 도심 건립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2019년 데이터센터를 경기도 용인시에 세우려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세종시로 거점을 옮겼다. 최근에도 비슷한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기 김포시 데이터센터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김포시청 앞에서 미국계 데이터센터 업체인 디지털리얼티(DLR)의 센터 착공을 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SK에코플랜트가 인천 부평구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공사도 일시 중단됐다. 지난해 1월 전력 공급을 위한 지중선로 공사 중 선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GS건설이 경기 고양시에 세우려던 데이터센터는 인허가까지 완료했으나 착공하지 못했다. 효성그룹이 경기 안양시에 지으려던 데이터센터는 아예 무산됐다.

주민 반발 기저에는 데이터센터 고압선에서 전자파가 방출될 것이란 우려가 깔려있다. 센터 디자인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제조업과 달리 고용 창출 효과가 미미한 것도 기피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AI 산업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초고속 네트워크 등 기술 사용의 편리성을 원하지만 집 근처의 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건 님비(NIMBY)로 비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자파 영향은 굉장히 미미하다. 정부가 과도한 전자파 방출이나 무분별한 전력 소비가 문제가 되지 않게 건립 전 깐깐한 평가를 한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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