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김여사 명품백’ 의결서 공개 “처벌 전제 수사 불필요”

“선거 전 결론 땐 더 큰 쟁점 비화
공직자 배우자 제재 조항 없어”
“대통령기록물 아냐” 소수 의견도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한 의결서 전문을 공개하고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한 전원회의 의결서 전체를 공개했다. 신고사건 관련 의결서 전문 대외 공개는 처음이다.

권익위는 늑장 처리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결론이든 선거(4·10 총선) 전에 이뤄졌다면 지금보다 더 큰 정치 쟁점으로 비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원회의에 참석한 위원들 사이에서는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선물이나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승윤 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청탁금지법상 제재 규정이 없는 공직자 배우자에 대해 헌법의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제재할 수 없으므로 처벌을 전제로 한 수사 필요성이 없어 종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탁금지법은 기본적으로 공직자를 규율하는 법”이라며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이 없는 경우 공직자 배우자가 사적 모임, 친분 등에 따라 받는 금품 등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240만 공직자 배우자를 법적 근거도 없이 처벌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언급도 했다.

청탁금지법은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을 때 공직자에게 신고 의무를 부과한다. 권익위는 미국 국적의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백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므로 윤 대통령에게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바 있다.

권익위가 신고자·피신고자 조사를 고의로 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신고 사건 처리에 피신고자 대면 소환 등의 조사 권한이 없다”며 “법령에 부여된 권한 범위 내에서 관계기관, 이해관계자 등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법정 기한 내 처리되지 못한 점을 사과하면서도 “4월 총선을 앞두고 권익위에 접수된 사건 중 정치적 쟁점이 있는 사건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권익위가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지난달 10일 전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 사이에서 명품백을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위원은 당시 “수수 장소가 김 여사가 운영하는 사무실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비춰보면 대통령기록물로 판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또 다른 위원은 “이 사안 같은 경우에는 선물 전달이 굉장히 은밀하게 이뤄졌고, 전달 장소나 전달자의 지위가 여태까지 해왔던 대통령기록관에 있는 그런 내용하고는 좀 판이하다”고 주장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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