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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두바이 초콜릿

한승주 논설위원


2016년 겨울, 대만의 길거리 음식 ‘대왕카스테라’가 한국에 상륙했다. 갓 구운 빵 냄새와 말랑한 감촉, 보통 카스텔라보다 훨씬 큰 비주얼. 사람들은 열광했다. 골목마다 엇비슷한 가게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너무 많으면 금방 질리는 법. 2017년 한 고발 프로그램이 제기한 재료 논란 이후 인기는 확 시들해졌다. 그 많던 대왕카스테라 가게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대왕카스테라는 외식업계에서 최단기간 흥망성쇠를 맛본 음식으로 남게 됐다.

그 빈자리를 탕후루가 채웠다. 중국 길거리 간식인 탕후루는 설탕 코팅을 입힌 과일 꼬치 디저트다. 매운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 게 MZ 세대에서 유행하며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하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지나친 당 섭취로 청소년 건강 문제가 불거지며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행정안전부 분석 결과, 개업 후 1년 이상을 버틴 탕후루 가게가 드물었다. 하루 평균 2개꼴로 폐업 중이다.

이번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온 ‘두바이 초콜릿’이다. UAE 초콜릿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 제품으로 초콜릿 안에 카다이프(중동 지역의 얇은 국수)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섞은 필링이 가득 들어있다. 화려한 색상에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지난해 말 현지 인플루언서의 먹방 조회 수가 3억회를 넘어가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다. 약 2만5000원인데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국 유명 카페들은 이미 두바이 초콜릿 디저트를 선보였다. 지난주 편의점 CU가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하자 ‘오픈런’에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붙여 판매되기도 한다.

SNS가 촉발한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는 얼마나 오래갈까. 음식 트렌드를 좇아 창업을 했다가 몇 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가게들이 많다. 대왕카스테라와 탕후루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소비자의 마음은 오락가락, 유행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으니 이래저래 자영업자들이 힘든 세상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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