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11일 상장… 업계 시총 순위 지각변동 오나

청약 증거금 18조5550억원 몰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IP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게임사 제공

3조5000억 규모로 상장되는 게임사 시프트업이 업계 최대의 화제다.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 흥행작을 단기간 잇따라 낸 시프트업의 개발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이 있지만, 지금의 실적을 유지하지 못하면 게임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상존한다.

오는 11일 코스피에 상장하는 시프트업은 3조5000억원의 몸값이 유지된다면 국내 유가증권시장 기준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다음으로 몸집이 큰 게임사가 된다. 상장 당일 관심이 쏠리면 엔씨소프트(시총 4조1000억원)의 자리도 넘볼 수 있다. 최근 신작 기대감으로 상승 렐리를 지속한 펄어비스(2조 8900억원)와 비교해도 6000억원 이상 시총이 높다.

사전 청약 분위기는 좋았다. 지난 2·3일 이틀간 진행한 청약에선 69만3283건의 신청이 접수돼 증거금 18조5550억원이 모였다.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 시프트업이 제작한 웰메이드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고유의 내러티브 장착과 장기 모멘텀 확보가 필요하다. 그러지 못하면 ‘카겜 엔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명 지식재산권(IP)을 가져다가 서비스하는 것에 특화한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9월 주당 2만4000원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모바일 게임 ‘오딘’의 흥행과 제로 금리의 매크로 호재에 힘입어 한때 주가 11만6000원, 시총 9조5000억원에 다다랐다. 그러나 실적 압박으로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모바일 게임에 치중하다가 관련 시장 침체, 금리 인상의 악재가 겹치며 1만9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8일 기준 시가총액은 시프트업의 절반 수준인 1조 6000억원이다.

시프트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주가를 떠받칠만한 요소가 크지 않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86억, 영업이익 1110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로는 카카오게임즈(1조241억원), 펄어비스(3335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65.8%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텐센트에 IP를 제공하고 받은 로열티 덕분이다. 공모가 할인율(14.8~33.26%)이 지난 5년간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의 할인율 평균(22.8~36.4%) 대비 3~8% 낮은 것도 거품이 꼈다는 우려를 부추긴다.

시프트업은 두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현재 주 수입원인 모바일게임 니케가 이전에 출시한 데스티니 차일드와 마찬가지로 이용자 이탈 시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을 추가했다. 특정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시프트업은 지난 4월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를 최근까지 100만장 판매했다고 언급했다. 판매가를 단순 곱하면 약 700~800억원의 매출이 산입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차기작 출시 전까지 추가 성장 모멘텀이 약해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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