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에게 부담을 주는 단어가 ‘헌신’입니다. 헌신이라는 말이 주는 무거움과 선입견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헌신이 아닌 것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잘 알려진 오늘 본문의 스토리를 통해 헌신의 두 가지 측면을 살펴보겠습니다. 헌신에는 기쁨과 감격, 그리고 계산의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기쁨과 감격의 측면을 보겠습니다. 소작농이 보화를 발견하고 숨겨 둔 뒤 기뻐하며 돌아가는데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추고 싶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람은 밭을 샀고 보물은 덤으로 얻게 됐습니다. 슬퍼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헌신은 마치 이와 같습니다. 주님이라는 보화를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바친 사람들은 주님을 만난 후의 삶에 대해 슬퍼하거나 손해를 봤다고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기뻐합니다.
사도 바울은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롬 8:31)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롬 8:35)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고 외쳤습니다. 성격이 급해 우레의 아들이라고 불리우던 사도 요한도 “보라 아버지께서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사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게 하셨는가”(요일 3:1)라고 기쁨의 소리를 발했습니다.
두 번째는 계산의 측면입니다. 계산적이라는 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흔히 신앙생활은 계산적이어서도 안 되고 더더욱 헌신은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비유의 소작농은 숨겨진 보화를 발견한 후 가장 먼저 계산을 했습니다. 계산된 헌신, 이 단어는 우리 주님이 사용하신 용어입니다. 주님은 제자의 삶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먼저 계산하라고 도전하셨습니다. 누가복음에서 “너희 중의 누가 망대를 세우고자 할진대 자기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까지에 족할는지 먼저 앉아 그 비용을 계산하지 아니하겠느냐”라고 하셨고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갈 때에 먼저 앉아 일만 명으로써 저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자를 대적할 수 있을까 헤아리지 아니하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여기에 ‘먼저 앉아’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한 건축주와 한 왕이 고민하며 책상에 앉아 흰 종이에 펜을 들고 아주 심각하게 계산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에게 자신 있게 도전하십니다. 계산하고 따르라고 말이죠.
바울의 간증을 보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간증을 합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빌 3:7~8)
바울은 그 전의 이익을 손해로 여기겠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여러 개 주식에 분산투자를 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 회사의 주식에서 투자금의 10배 이득을 봤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사 주식에서 100배 이득을 봤습니다. 둘 다 남았지만 100배의 이득에 비하면 10배 이득은 차라리 투자 실패로 여기겠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선민이요 바리새인이자 다소에서 예루살렘에 유학 왔고 산헤드린 공의회 수석보좌관 정도의 위치에 오른 사람입니다. 게다가 그는 로마 시인입니다. 이러한 이력을 이력서에 채우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의 이 모든 자랑스러운 이력의 내용이 주님을 만난 뒤 보니 실제적으로는 손해더라는 인식의 변화입니다. 이것이 그의 간증입니다.
주님을 섬김에 기쁨과 감격을 잃어버렸다면 ‘먼저 앉아’ 주님을 따르는 삶의 유익을 계산해 보고 헌신의 기쁨을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장은일 충남 서천읍교회 목사
◇서천읍교회는 71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입니다. 22년 전 교회는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학교를 세우기로 하고 서천에 공동체비전고등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전적인 헌신을 했습니다. 현재는 지방에 있는 여느 교회와 같이 장년과 노년으로 이루어진 교회이지만 공동체비전고 학생들이 매주 함께 예배드리며 어른들의 영성을 이어받는 교회가 됐습니다. 서천읍교회의 유일한 소망은 공동체비전고 학생들이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 된 믿음의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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