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후임자를 뽑는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개혁파 후보가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오는 5일 결선투표에서 개혁파와 보수파 후보의 맞대결로 당선자가 결정된다.
CNN 등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보궐선거 잠정 개표 결과, 마수드 페제시키안(70) 후보가 1041만여표(42.5%)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사이드 잘릴리(59) 후보는 947만여표(38.6%)로 2위를 차지했고, 당선이 가장 유력시됐던 모하마드 바게리 갈리바프(63) 후보는 338만여표(13.8%)를 얻는 데 그쳤다.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64) 후보는 20만6000여표(0.8%)였다.
보수표가 분산된 가운데 유일한 개혁파 후보인 페제시키안이 과반에 못 미치는 1위를 차지했다. 다득표순으로 페제시키안과 잘릴리가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페제시키안은 심장외과 의사 출신의 5선 의원으로, 이번이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그는 서방과 관계 개선을 통한 경제 제재 완화, 히잡 착용 여부에 대한 단속 합리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측근인 잘릴리 역시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혁명수비대 출신인 그는 2007년과 2013년 핵협상 대표로 서방과 협상하면서 강경한 이미지를 남겼다.
결선투표에선 잘릴리가 보수표를 결집시킬 수 있을지, 페제시키안이 개혁적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잘릴리가 다른 보수파 후보들 표를 대부분 가져온다면 무난히 당선될 수 있다. 3위를 한 갈리바프 후보는 잘릴리 지지 성명을 냈다.
하지만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페제시키안의 선전에서 희망을 발견한 진보 성향의 젊은층이 결선투표에 대거 몰려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번 대선 1차 투표의 투표율은 역대 최저인 39.9%로 집계됐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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