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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식 떼어놓고 돈 벌러 온 엄마들… 너무 슬프다”

화성참사 생존자 6명 인터뷰
“옌볜서 온 사람들 늘 서로 응원”

경기 화성 리튬배터리 공장 아리셀에서 지난 24일 현장 근로자들이 불이 난 배터리를 향해 분말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 25일 공개된 화재 당시 CCTV를 보면 분말 소화기로 진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최초 배터리 폭발 42초 만에 CCTV는 시커먼 연기로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됐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제공

화재로 2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제조공장 근로자 대다수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가족을 중국에 두고 건너온 중국동포들이었다. 국민일보는 25일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에서 살아남은 작업자 중 6명을 인터뷰했다.

전날 화재 당시 아리셀 공장 3동 1층에서 근무하다 탈출한 백모(41)씨는 “(작업 현장에는) 옌볜에서 온 사람이 많다. 대부분은 가난해서 자식 떼어놓고 돈 벌겠다고 온 엄마들”이라며 “맨날 모여서 고향 얘기 했던 사람들이 지금 저렇게 되어 너무나 슬프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 4개월간 일한 백씨는 “동포들이 돈 벌자고 함께 왔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나도 중학교 2학년 아들을 혼자 중국에 둔 채 남편하고 넘어와 일한 지 10년 됐다”고 말했다.

화재가 나자마자 2층 사무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생존한 전모(45)씨도 중국에 자식을 두고 남편과 함께 건너온 중국동포였다. 3개월간 이곳에서 일한 전씨는 “화재 당일 옆동 작업자들이 일이 없어서 건너와 함께 근무했다. 그래서 피해자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작업량이 다른 날보다 특별히 더 많은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같은 처지의 40대 중국동포 홍모씨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공장에서 3개월간 근무했다. 홍씨는 “평소 작업 중 쉬는 시간이 10분밖에 없어 화장실 갔다 오기도 바빠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며 “같이 옌볜에서 온 사람이 많아 눈빛으로 늘 서로를 응원했다”고 전했다.

생존자들은 참사 트라우마로 화재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조차 어려워했다. 안모(48)씨는 “아직도 머리가 아파 계속 누워 있다”며 “안내해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혼자라도 병원에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희생자가 많았던 3동 공장에는 하청업체의 외국인 직원들도 다수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40대 중국동포 A씨는 “중국인 직원 중에서도 회사와 직접 계약한 사람과 용역이 있었다”며 “다 같이 살아나올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너무나 원통하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화성=윤예솔 최원준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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