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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참사’ 화성, 외국인 노동자·제조업체 수 전국 1위

노동자들 “나도 화 당할까 두렵다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해야” 강조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합동 감식에 나서고 있다. 화성=최현규 기자

최악의 화재 참사가 발생한 리튬배터리 공장이 있는 경기 화성은 전국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제조업체가 있는 지역이다.

25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5월 기준 등록외국인 시·군·구별 거주 현황에서 화성은 4만7999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화성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만8500여개의 제조업체가 있다. 화성은 2010년 이후 제조업 중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낮은 땅값에 인근 시흥·반월공단 등에서 업체가 대거 몰려들었다. 이에 화성에선 외국인 노동자가 없을 경우 공장을 돌릴 수 없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화성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들은 전날 발생한 참사에 여전히 몸서리치는 모습이었다. 송산면 사강시장에서 만난 40대 외국인 노동자는 “이번에 불이 난 업체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선망이 되는 업체였는데 이처럼 끔찍한 화재 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나 두렵고 무섭다”고 전했다. 이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기 때문에 월급만 잘 나오면 환경은 좀 열악해도 참고 일했는데 앞으로는 노동 환경을 잘 살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이곳은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을 포함해 산업단지가 주변에 네 개나 있어 평일 새벽이면 외국인 노동자로 북적인다.

사강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음식점 사장 A씨는 “중국 국적 교포로 한국에 온 지 20년이 넘었다”면서 “화재 업체에 가끔 배달을 가곤 했는데 너무나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업체에 다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숨진 동료들에 대해 슬퍼하면서도 언제 다시 가동돼 일할 수 있을지 걱정도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주말에도 잔업을 하는 등 일이 많아야 하는데 요즘 너무 경기가 안 좋다며 걱정을 늘어놓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 사고를 바라보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사고 위험에 노출된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모이는 발안시장에서 만난 30대 노동자는 “큰 빚을 지고 입국해서 본국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약점을 악용하는 사장들이 꽤 있다”면서 “늦었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화성=강희청 박재구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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