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단독] SK그룹 상징적 군살빼기… 수펙스부터 감축하나

업무 효율 떨어지고 인건비 비중 커
리밸런싱 우선 추진… 임원도 줄여
계열사 정리 후 잉여 인력 많아질 듯

입력 : 2024-06-26 06:20/수정 : 2024-06-26 06:20

전사 차원의 대대적인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추진 중인 SK그룹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수펙스)의 몸집부터 줄인다는 방침을 정했다. 수펙스에 몸 담고 있는 임원급 인사들의 수를 대폭 줄이는 식으로 ‘인적 리밸런싱’에 들어간다. 수펙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이 인건비인 점을 고려해 임원 수를 줄이면서 이들 임원이 그룹 계열사에서 업무 성과를 내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일부에선 수펙스를 시작으로 SK그룹의 인적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창원 수펙스 의장은 최근 수펙스 조직 규모를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수펙스에 참여하고 있는 임원 수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특히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SK 사업보고서의 임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펙스 소속 임원은 총 21명으로 집계된다. SK그룹 계열사에서 수펙스로 파견된 임원을 더하면 이보다 많아진다. 이들 임원을 포함한 지난해 말 기준 수펙스 인력은 200여명 수준이다. 최근 100명대 후반대로 몸집을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실무자를 줄이는 것 외에 임원들까지 줄이라는 지시까지 떨어지면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펙스는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다. 전략과 에너지·화학, 정보통신기술(ICT), 글로벌성장, 커뮤니케이션, 인재육성, 사회공헌 등 7개 위원회로 구성된다. 수펙스 소속 계열사 20여곳이 매년 매출의 일정 비율을 협의회 운영비용으로 분담하고 있다.


수펙스가 덩치를 줄이는 작업에 들어간 배경에는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 제고’가 자리 잡고 있다. 수펙스는 SK그룹 내 계열사보다 임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높다. SK그룹 연봉 테이블 외에 성과급을 상향 평준화하는 방식으로 수펙스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인다는 차원에서다. 수펙스 임원 수를 줄이면 운영비 중 인건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SK그룹은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다면서 리밸런싱을 고강도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에 수펙스도 솔선수범해 맞춰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업무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임원들이 수펙스 업무에 치이면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고려됐다. 그룹 전반적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인적 리밸런싱’이 본격화할 거라는 분석이다. 수펙스에서 물러나는 임원들은 SK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재배치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SK그룹이 219곳의 계열사를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가면서 이들 임원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SK그룹이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조만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는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정리가 이뤄지면 그곳에 있던 임원들에다 수펙스에서 빠져나온 임원들까지 ‘잉여 인력’이 많아질 것”이라며 “자리를 찾지 못한 임원들은 자연스럽게 퇴장해야 하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