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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부 다게스탄서 교회·경찰 겨냥 동시다발 테러

유대교·정교회 성당 등서 총기 난사

경찰 등 19명 숨져, 사망자 늘 수도
주민 다수 무슬림… 종교적 이유 추정

러시아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의 데르벤트 지역에 있는 유대교 회당이 23일(현지시간)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교회와 경찰 등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해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무장 괴한들이 23일 오후 6시쯤(현지시간) 다게스탄 데르벤트 지역의 유대교 회당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괴한들은 회당 내 경찰과 보안요원 등을 살해한 뒤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와 동시에 다게스탄 수도 마하치칼라의 유대교 회당을 겨냥한 총격도 발생했다. 회당뿐 아니라 두 지역의 러시아정교회 성당과 마하치칼라의 교통경찰 초소도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이번 테러로 경찰 15명과 정교회 신부를 포함한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공화국 수반은 “나라 전체에 비극의 날”이라며 “경찰관 15명이 테러 공격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정교회는 데르벤트 정교회 성당의 니콜라이 코텔니코프 신부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당시 유대교 회당에 예배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대인 공동체에서 발생한 사상자도 알려진 바 없다”고 전했다.

수도 마하치칼라 거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 AP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후 대테러 작전을 진행해 무장 괴한 중 6명을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 가담자들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멜리코프 수반은 “모든 세포 조직이 밝혀질 때까지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즉각 나타나지 않았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다게스탄의 한 지역 책임자가 아들이 공격에 연루된 혐의로 구금됐으며, 총격범들이 국제 테러 조직의 추종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인구가 320만명인 다게스탄은 국민 다수가 무슬림인 지역으로 분리주의 반군 테러가 적지 않은 곳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마하치칼라 공항에 착륙한 이스라엘발 비행기를 겨냥한 난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테러가 종교적 이유로 인한 공격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테러가 일어난 날은 정교회 축제인 오순절 기간이었고, 데르벤트는 고대 유대인 공동체의 본거지였다.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는 성명을 통해 “오순절에 공격이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적이 우리 사회의 종교 간 평화와 화합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다게스탄에는 24일부터 3일간의 애도 기간이 선포되고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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