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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주당 폭주 막겠다”… 꿈쩍 않는 거야에 결국 빈손 복귀

남은 7개 상임위 수용 배경

집권여당 책임론에 전략 부재 한몫
“與 국면전환” “野 독주가속” 교차

입력 : 2024-06-25 01:00/수정 : 2024-06-25 01:00
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 구성 협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의석수에 따라 여당 몫으로 남겨진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고 상임위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병주 기자

국민의힘이 24일 백기를 들고 국회 복귀를 결정했다. 거야(巨野)의 벽에 막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진퇴양난에 빠지자 더불어민주당이 던진 ‘7개 상임위원장’ 카드를 수용한 것이다. 국회 파행에 따른 집권여당으로서의 부담감과 소수 여당으로서의 현실적 한계 등이 반영된 판단으로 풀이된다. 야권의 일방적 국회 운영을 저지할 전략이 부재했다는 점도 ‘빈손 복귀’의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 삶을 대변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총선 참패 결과 190여석의 거대 야당과 108석 소수 여당 구도가 확정되면서부터 엄혹한 정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귀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는 ‘집권여당 책임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이 지난 21일 법제사법위원회를 단독으로 열어 ‘채상병 특검법’을 의결한 것에 대한 우려가 당내에 퍼졌다고 한다.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최종 부결된 지 24일 만에 야당이 일사천리로 법안을 처리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이후 민주당이 폭주하는데 이대로 상임위와 정부 측 인사들이 당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기류가 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초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내주고 국회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면서 역풍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점차 국정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으로 거세져 더는 방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의석수를 앞세워 11개 상임위를 선점한 민주당이 이후 협상 테이블에서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다는 점도 국민의힘의 협상력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꼽힌다. 추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수십 차례 거듭 제안한 우리 당 양보 협상안도 민주당은 매번 단칼에 걷어찼다”고 말했다. 원내 관계자도 “소수 여당만 협상안을 제시할 뿐 국회의장과 민주당 모두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압박만 했다”며 “양보와 타협은 없다는 자세로 나오는데 뭘 더 할 수 있었겠느냐”고 한탄했다.

난국을 타개할 전략 부재도 문제였다. 국민의힘은 ‘보이콧’ 선언 이후 매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대응책 제시 없이 오히려 여당의 무력함만 부각되자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원내 관계자는 “여당이 주도해야 하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의료계 휴진 등 현안에 대해 계속 손 놓고 있으면 야당에 국정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했다.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자 여당이 국면 전환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과 법사위원장을 확보한 야권의 입법 독주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조만간 선출할 여당 측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주호영·조경태·박덕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민지 이강민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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