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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생태계 고수하던 애플, 빅테크 경쟁사에 손 뻗는 까닭

오픈AI 이어 메타에 협력 시도
일각선 “AI 플랫폼 장악 의도”

애플스토어. AP연합뉴스

폐쇄적 생태계를 고수하던 애플이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보유한 여러 빅테크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애플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이어 업계 최고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든 메타와 협업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에 AI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사끼리도 손을 잡으려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애플 인텔리전스’에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을 통합하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할 AI 시스템으로, 지난 10일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애플은 첫 번째 파트너사는 오픈AI라고 밝혔다. 앤스로픽, 퍼블렉시티 등 유력 AI 스타트업들도 애플 기기에 자사 AI 모델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이들과 협업을 원활히 진행한다면, 아이폰 등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기기에서 사용할 AI 모델이나 기능을 선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애플 인텔리전스에는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GPT-4o’가 탑재될 예정이다. 메타는 지난 4월 파라미터(매개변수)가 최대 700억개인 최신 LLM ‘라마3’를 공개했다. 오픈AI 경쟁사로 꼽히는 앤스로픽은 지난 20일 차트나 그래프 해석 등 시각적 추론 능력이 뛰어난 최신 AI 모델 ‘클로드 3.5 소네트’를 출시했다.

애플과 메타의 협력 시도는 그동안 두 회사가 갈등 관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일례로 지난 3월 메타는 애플의 반독점법 위반 관련, 앱 스토어에서 여전히 외부 결제가 제대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X(옛 트위터) 등과 함께 미국 법원에 진정서를 냈다. 애플이 지난 2021년 아이폰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변경하면서, 사용자 맞춤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메타에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손을 잡으려는 건 서로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경쟁사의 여러 AI 모델을 한 데 모아 기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한 빅테크들은 약 22억대의 활성 기기를 보유한 애플을 통해 자사 모델의 사용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일각에선 애플의 전략에 AI 플랫폼 장악 의도가 숨어있다고 본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표면적으로 볼 때 여러 회사들이 애플 인텔리전스에 참여하는 건 애플에 금전적 이익을 가져다 주진 않는다”며 “애플이 추가 수익 없이 AI 모델을 통합하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AI 플랫폼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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