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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러 동맹 위협 속 6·25 74주년, 안보전략 재점검할 때다


6·25 전쟁 74주년을 맞은 오늘 한반도의 안보 환경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74년 전 북한의 침략전쟁을 소련이 도왔는데, 소련을 승계한 러시아는 며칠 전 북한과의 군사동맹을 복원했다. 6·25 참전국인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가장 오랜 동맹국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을 등에 업은 북한은 핵무기까지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빈국 수준으로 전락한 북한이 74년 전보다 더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평가받는 것은 핵무기 때문이다. 북핵 위협에 맞서는 우리의 안보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할 때다.

한국의 핵무장은 오랜 금기사항이다. 1991년 주한미군의 전술핵 철수 이후 한·미 양국의 대북 전략은 비핵화였다. 그러나 30년 넘게 매달린 비핵화 전략은 실패한 정책이었다는 인식이 미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 국민들도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이다. 올해 초 최종현학술원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1%는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50기로 추정했다. 핵물질 보유분을 감안하면 90개의 핵탄두를 추가로 제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북한이 초대형방사포에 전술핵무기 180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핵무기가 200기 정도인 걸 감안하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규모는 굉장히 위협적인 수준이다. 향후 북·미 협상은 비핵화가 아니라 핵동결 또는 핵군축 협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전망은 근거없는 우려가 아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독자 핵무장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시켜주는 구실이 될 수 있고 북한의 비핵화를 영영 포기해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미국이 반대하는 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은 어렵다.

그러나 북·러 군사동맹 부활 이후 차라리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앨리슨 후커도 그중 한 명이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의 대도시들을 북한의 핵 인질로 두는 것보다 한국의 핵 무장이 낫다고 주장하는 전문가의 글을 실었다.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다. 아직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들이지만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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