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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영 이은 호반의 파격 출산 지원… 정부도 화답하길


호반그룹이 결혼하는 직원에게 축하금 100만원, 셋째 이상 아이를 낳으면 2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복리 후생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출산 지원이 가장 눈에 띈다. 첫째 자녀 출산 시 500만원, 둘째 1000만원 등으로 책정해 기존 50만원에서 파격적으로 늘렸다. 셋째까지 낳으면 누적 지급액이 3500만원이다. 난임부부에 최대 390만원의 시술비를 지원하는 것도 출산을 고려하는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일·가정 양립’이 저출생 해법 중 하나라는 점에서 기업의 적극 참여는 바람직하다.

부영그룹이 올초 자녀 1명 출산 시 1억원을 지원하는 조치를 발표한 뒤 기업들의 지원책이 잇따르고 있다. 저출생 심화는 기업의 경쟁력·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주는 사안이기에 간과할 수 없다. 기업들이 출산뿐 아니라 어린이집 운영, 유연한 근로형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특히 부영, 호반 등 건설업계가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확산으로 사정이 어려움에도 저출생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은 귀감이 될 만하다.

사기업들이 국가적 사안에 소매를 걷어붙이는 판국에 정부도 적극 화답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한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 등을 다음 달 세법 개정안에 포함시키겠다고 했는데 그 이상의 전향적 대책도 필요하다. 기업 밸류업 정책처럼 별다른 유인책이 없어 ‘맹탕’ 소리를 듣는 식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 호기롭게 추진했다가 재정을 이유로 용두사미로 끝나는 정책이 한둘이 아니다.

정부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출산지원금을 줄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지원이다. 육아휴직을 낸 남성의 70%가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만성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으로선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로제는 그림의 떡이다. 정부는 저출생 대책으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현재 6.8%에서 2027년까지 5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전체 근로자의 90%가 일하는 중소기업의 열악한 사정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대기업에게는 세제 혜택을, 중소기업에게는 재정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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