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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테크 전쟁, 총수들은 빅스텝

美 출장길 올라 네트워크 강화 속도

재계 총수들이 잇따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빅테크들의 주 활동 무대이자 AI 기술 경쟁 패권 및 주요 통상 정책의 열쇠를 쥔 미국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지면서다. 재계 총수들은 미국 곳곳에서 빅테크나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 네트워크를 쌓으며 직접 AI 생태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업체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LG 제공

LG는 23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미국 테네시주와 실리콘밸리를 찾아 미국 현지에서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가전·배터리, AI 반도체·로봇 등 미래 사업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그는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이듬해인 2019년부터 매년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출장에서는 테네시주를 처음 방문했다. 미국 중남부에 있는 테네시주는 최근 빠르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와 미국의 통상 정책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사업 전략을 짜고 시험하기에 좋은 ‘요충지’로 여겨지고 있다. 구 회장은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을 방문하고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구 회장은 또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미국을 무대로 덩치를 키운 빅테크들은 최근 사업 영역을 갈수록 넓히는 등 ‘빅블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이나 반도체 등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키운 한국 기업으로서는 빅테크의 영역 확대가 위기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빅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기술력을 통해 미국 내 입지를 다지는 것이 시급해졌다. 총수가 장기간의 경영활동을 통해 쌓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적기인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난 데 이어 지난 22일 또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최 회장 SNS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담당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출장에 동행한다. 최 회장은 다음 달 초까지 장기간 미국에 머물며 빅테크와 파트너사를 만난다는 계획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물론 AMD, 인텔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과 만남이 예상된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젠슨 황 CEO와 회동한바 있다. SK그룹의 AI 생태계를 강화하고 미국 빅테크와의 전략적 동맹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으로 재계는 분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는 등 지난달 31일부터 2주 동안의 미국 장기 출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2주 동안의 미국 장기 출장을 마쳤다. 이 회장은 특히 AI와 반도체 사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면서 메타, 아마존, 퀄컴, AMD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쇄 회동을 했다. 이 회장은 출장에서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며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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