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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국장 탈출’에… 올해 22조 순매수 외국인은 수익

개인 13조 ·기관 8조 어치 순매도
외국인 사면↑팔면↓ 의존 뚜렷
“국장 탈출 지능 순” 美 증시 눈 돌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 ‘큰 손’으로 등극했다. 최근 개인투자자는 물론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기관투자가도 국내 증시 투자를 피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영향이다. 개인과 기관이 떠난 자리를 외국인이 메꾸고 있는데, 상반기 수익률만 놓고 보면 외국인의 압승이다. 외국인만 코스피 주식을 사들이는 장세가 펼쳐지면서 이들의 결정에 따라 지수가 오르내리는 현상도 뚜렷하다.

외국인, 코스피 투자로 재미 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6월 21일) 들어 외국인은 모두 21조9123억원어치 코스피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조4639억원, 7조761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0일 코스피 지수는 2년 5개월 만에 2800선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이 이달에만 4조1455억원 순매수한 덕분이다.

코스피는 외국인 의존 현상이 뚜렷해졌다.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리는 지수가 됐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방향성 간 상관계수를 83%로 분석했다. 외국인은 올해 월간 기준으로 지난달 유일하게 코스피 주식을 내다 팔았는데 이때 지수는 종가 기준 2630선까지 미끄러졌다. 노동길 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이탈 시기 하락세를 보였던 반도체와 자동차, IT 하드웨어, 화장품이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며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수익을 내고 있다. 7조3252억원 규모로 외국인 순매수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수익률은 0.50%에 그쳤지만 순매수 2위와 3위인 SK하이닉스(64.33%)와 현대차(39.65%)로 시장 수익률(4.29%)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연초 이후 4배 가까이 오르면서 외국인 계좌에서 효자 역할을 했다.

코스피 떠난 개미들, 엔비디아로 회복

반면 기관과 개인의 수익률은 신통치 않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위인 오리온(4.16%)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네이버(-26.33%)와 호텔신라(-15.85%) 등 고점과 현 주가가 차이가 큰 종목과 삼성SDI(-16.70%)와 LG화학(-27.96%) 등 이차전지 관련주를 사들였다. 기관 역시 LG화학과 에코프로머티(-50.93%) 등에서 손실을 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 종목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만족할만한 수익을 내지 못한 국내 투자자들은 코스피 탈출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국장(한국 증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쓰며 미국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대표 기관인 국민연금도 수익률 증가를 위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대신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등 미국 주식을 올해 들어 9조273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엔비디아로 2조12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만 162.76%, 최근 5년 3239.58% 폭등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투자자를 국내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세제 혜택과 불공정거래 처벌 강화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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