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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밸류업’ 흐름 탄 재계

주주 지지·정부 정책 호응 ‘일석이조’
현대엘리베이터도 중간배당 공시

국민일보DB

재계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나섰다. 중간배당을 도입하는 등 주주 환원 차원의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해 주식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 흐름에 동참하면서 주주의 지지를 얻어 추가적인 주가 상승까지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주당 1500원의 중간배당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중간배당 기준일은 오는 30일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간배당 실시 여부와 배당금액 등은 추후 이사회에서 결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LG전자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기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 사례도 빈번하다. SK㈜는 지난달 30일 지난해부터 매입한 자사주 69만5626주를 모두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주식의 규모는 취득 금액 기준으로 1198억원이다. 30일 기준 시가 총액(11조5727억원)의 약 1% 수준이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발행주식을 없애는 것을 뜻한다. 기업이 자사주 소각을 하면 유통주식수는 물론이고 총 발행주식수도 줄게 된다. 주당 가치를 올려 주주 이익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보다 더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된다.

기아는 자사주 소각을 전제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기아는 지난 1월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5000억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자사주 소각 비율을 기존 50%에서 조건부 100%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매입한 자사주의 50%는 상반기 내 소각할 예정이며, 나머지 50%는 3분기 누적 기준 재무 목표 달성 시 4분기에 소각 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에 미온적이었다. 배당금 같은 주주환원책은 기업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의 경우도 한국처럼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자본이 감소하며 부채 비율이 높아진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다.

기업들이 최근 달라진 원인으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꼽힌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를 위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 3월 “주주환원 등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상장사는 증권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퇴출 검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들로서는 증시에서 당장 정책 호응도에 대한 성적표가 나타나는 만큼 이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 중심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할 공산이 크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주주들의 긍정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합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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