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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아픈 손가락’ SK온… 고객사 선전에 위기 극복 기대

주 고객사 현대차·포드 선전 중
전기차 시장 확대 낙수효과 기대
그룹 재편도 SK온 성장에 방점


SK그룹의 ‘아픈 손가락’ SK온이 위기 극복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SK온은 출범 3년차인 현재까지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SK온의 자신감은 현재의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흐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기반한다. 근거는 높은 전기차 재구매율이다.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기아와 포드가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선전하고 있는데, 이를 버팀목 삼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고 흑자 전환까지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23일 시장 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차량 구매에 나선 전 세계 전기차 운전자 중 68%가 다시 전기차를 샀다. 다른 시장 조사기관 JD파워가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서는 기존 전기차 운전자 가운데 9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운전자 중 66%가 전기차 재구매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한국 전기차 소비자들도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한국환경공단이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이용자 중 재구매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70.4%, 주변에 전기차를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73.3%였다.

SK온 관계자는 “경제적이고 쾌적한 전기차를 경험해 본 고객들이 내연차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추천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 확산할 것”이라며 “이에 기초한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적 확대는 완성차 업체부터 공급망 내 배터리 기업, 소재·부품·장비 업체에 이르는 낙수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고객사들의 선전에도 희망을 건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 침투율을 공격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1.2%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1분기 테슬라, GM,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13.3%, 20.5%, 12.2% 하락했는데 같은 시기 현대차·기아은 56.1% 증가했다.

SK온의 99.8㎾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의 EV9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글로벌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지난 4월까지 국내외 판매량 4만8291대 가운데 해외 판매량이 3만9309대로 81%를 차지했다.현대차·기아 제품은 SK온 연간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의 또 다른 대형 고객 포드의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 역시 지난해보다 86.1% 늘었다.

SK온의 실적 회복은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SK그룹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의 첨병으로 SK온을 출범시키고 총 2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미국 헝가리 신규 가동 공장의 생산량 확대 지연, 수율 개선 지연 등으로 지난 1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이에 SK그룹은 SK온의 안정적 지속을 위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SK E&S와 합병하는 시나리오 등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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