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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덮친 불볕더위·장마… 급등한 채소값 더 뛴다

불볕더위에 전반적으로 작황 부진
강풍·잦은 강우에 사과 출하 감소
복숭아·자두는 장마 취약해 비상

사진=윤웅 기자

이른 불볕더위로 채소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올여름 장마로 채소 작황 부진과 과일 농가 피해가 예상되면서 농작물 물가가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산지 공판장과 서울 가락시장 등지에서 거래되는 청상추(4㎏) 도매가격은 2만625원으로 5월 중순 대비 102.1% 상승했다. 시금치(4㎏)의 도매가격도 같은 기간 1만9959원을 기록해 50.3% 올랐다.

당근은 1㎏에 3378원으로 전월보다 10.6%,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6% 올랐다. 봄 당근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주원인이 됐다.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당분간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더위로 농산물 생육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다. 지난 19일엔 전국 각지의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았고, 제주도는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장마 후 다수의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질 것으로 관측돼 재해가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 폭도 커지고 있다. 장마기간 일조량 부족은 작황 부진으로 이어져 추석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여름철 통계청 채소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6월 100.75에서 8월 125.65로 올랐고, 과일류는 같은 기간 121.51에서 141.28로 올랐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물가도 함께 올랐다.

장마에 취약한 과일로는 습기를 잘 머금는 복숭아와 자두 등이 꼽힌다. 복숭아는 봄철 잦은 강우로 일부 지역에서 잎오갈병, 탄저병 발생이 관측되고 있다. 사과와 배도 고온다습한 날씨로 병충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사과 출하량은 전년보다 21.3% 감소한 1만9000t으로 추산됐다. 올해 사과 생육 상황은 양호한 편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강풍과 잦은 강우로 수정률이 감소했고 낙과도 늘었다. 배도 병충해 발생이 전년보다 증가했고, 지난달부터 과수화상병 등 피해가 확산하는 추세다.

정부는 이번 여름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에 대비해 농산물 비축량을 점검하고, 집중호우 취약시설·지역에 대한 사전점검에 나섰다. 정부와 유통 업계는 휴가철 물가 상승과 기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품 가격 인상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농촌연구원 관계자는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농작물 생육기 기상여건에 따라 생산량 변동이 클 것”이라며 “철저한 방제와 생육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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