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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베트남 “서로 적대국과는 동맹·조약 안 맺는다” 합의

대러 제재 속 국방·안보 협력 강화
러, 액화천연가스 직접 공급·투자
베트남, 강대국 사이 비동맹 외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또럼 베트남 국가주석이 20일 하노이 주석궁의 호찌민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트남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 20일 회담을 하고 서로의 적대국과는 동맹을 맺지 않기로 합의했다.

럼 주석은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서로의 독립·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해치는 제3국들과의 동맹과 조약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방·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중심 지침과 원칙에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럼 주석과 여러 지역적 사안과 국제적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러시아와 베트남의 입장은 대체로 일치하거나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장기간 직접 공급하고, 러시아 기업들이 베트남 천연가스 사업에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중·러 등 모든 주요국과의 우호 관계를 추구하는 베트남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중립을 표방하며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 따라 앞으로도 제재에 가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21시간 방북’을 마치고 이날 새벽 베트남에 도착했다. 다섯 번째 베트남 방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적 고립 상태에 몰린 푸틴은 이번 순방으로 협력국의 존재를 서방 국가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서방의 대러 제재 속에서 베트남이 푸틴을 초청한 것은 국방력 강화 목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랫동안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아온 베트남은 현재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유의 비동맹 외교정책을 견지해온 베트남은 푸틴 초청에 관한 미국 등의 비판에 대해서도 “이번 방문은 베트남이 독립, 자립, 다변화, 다자주의 정신으로 외교정책을 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트남이 한·미·일·호주 등과 외교관계를 성공적으로 개선시키면서도 최대 무역국인 중국, 최대 무기 공급국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단하지 않았다면서 비동맹 외교의 승리로 평가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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