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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곳곳에 ‘푸틴 깃발’… 러 국방·에너지·우주 수장 총동원

시진핑 방북 때와 같은 ‘황제 의전’
“양 정상 밀담하며 민감 사안 논의”
해방탑 헌화·공연 관람 등 일정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했다. 전례 없는 수준의 ‘황제 의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때에 버금가는 환대가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앞둔 18일 평양 시내에는 러시아 국기와 푸틴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이 내걸렸다. ‘불패의 조·러 친선단결 만세’ 등이 적힌 대형 표지물도 곳곳에 설치됐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러시아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환영 분위기를 띄웠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 주요 일정은 19일에 진행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을 비롯해 소련군 추모 해방탑 헌화, 공연 관람 등 빼곡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정상회담은 배석자들이 참석하는 확대 회담과 비공개 단독 밀담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 후 공동문서에 서명하고 언론에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때에는 없었던 행사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산책과 다도를 동반한 일대일 비공식 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크렘린궁은 “‘둘만의 밀담’을 나눌 것”이라며 “두 정상이 일대일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방북 때 했던 것처럼 6·25전쟁에서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해방탑에 헌화할 계획이다. 또 북측 제안에 따라 두 정상이 함께 스포츠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공연을 관람하는 일정도 예정돼 있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는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 등 국방·우주·에너지 분야 수장이 총출동했다. 러시아군 서열 1·2위와 로켓 전문가가 동시에 북한을 찾는 것이다. 보리소프 사장은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 질문에 대응해 러시아의 최신 로켓 기술을 상세히 설명했던 인물이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야 인사들로 방북단을 채워 성의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북단 면면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협력을 맺을 가능성과 맞물려 주목을 끌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무기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것 등과 함께 ‘레드라인’으로 여겨진다.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와 북·러 경제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도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북·러 간 에너지 협력 부문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과 올레그 벨로제로프 철도공사 사장도 방북 명단에 포함돼 철도 협력 강화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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