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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만 아니면 다행… “그래도 음악 오래 하고파”

CJ문화재단 ‘튠업’ 수상 6팀 만나보니
음악과 현실 사이… 인디 뮤지션의 고민
“지원 사업으로 새 시도… 음악 넓어져”

입력 : 2024-06-18 04:05/수정 : 2024-06-18 04:05
튠업 25기에 선정된 아티스트 6팀이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 모여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원사업을 통해 음악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입을 모았다. CJ문화재단 제공

이제 막 데뷔 1년을 채워가는 새내기부터 9년이 된 이들까지, 무대 경험도, 걸어온 길도, 음악을 하는 이유도 제각기 다른 인디 뮤지션들이지만 목표만큼은 같다. 음악을 될 수 있는 한 오래, 즐겁게 하고 싶다는 것.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선 튠업 25기 뮤지션상을 수상한 6팀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튠업은 CJ문화재단이 2010년부터 14년째 진행하고 있는 인디 뮤지션 지원 사업이다. 올해는 총 805팀이 지원해 134대 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뚫고 김뜻돌, 마치, 블라(이상 싱어송라이터), 다섯, 터치드, 향(이상 밴드) 총 6팀이 선발됐다.

현장에서 만난 인디 뮤지션들은 공통적으로 ‘음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음악을 해서 집을 살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이유부터, 대중이 좋아할 음악을 계속 만들 수 있을까,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아티스트로서의 걱정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앨범 한 장을 내는 것부터 자기가 직접 꾸린 무대에 서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많은 인디 뮤지션이 자기 돈을 써가며 앨범을 내고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렇게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고서도 “마이너스만 아니면 다행”인 수준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음반을 내지 않거나 공연을 안 하자니, 뮤지션으로서의 욕심이 고개를 쳐든다. 돈도 돈이지만, 계속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주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

싱어송라이터 마치는 “혼자 음악을 하면 ‘나는 백수인가? 나는 가수가 맞나?’ 하면서 내 정체성이 모호해지더라. 저희 부모님도 저를 가수로 안 봤다. 그래서 공연도 안 오셨다”며 “이런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 가수로서 인정받는 기분이기도 하고, 저를 알아봐 주는 사람도 생기고 또 인프라도 누릴 수 있게 되니까 좋다”고 말했다. 밴드 터치드의 키보디스트 채도현은 “지원 사업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해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음악 세계가 넓어진다”며 “다른 뮤지션들과 협업하면서 영향을 받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경험한다는 건 뮤지션에게 크나큰 영감의 순간이 되고, 음악을 계속해 나갈 원동력이 돼준다. 밴드 다섯의 기타리스트 이용철은 “(홍대 라이브클럽) 에반스라운지에서 관객 한 명도 없이 무대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다 작년에 멤버 모두가 군대를 전역하고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무대에 섰는데 사람들의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저희도 관객도 신이 나는 기분을 공유했다는 게 큰 영감이 됐다”고 했다.

이들이 바라는 건 더 많은 사람이 내 노래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문제나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음악을 포기하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은 “음악을 오래 하는 게 목표”라며 “오륙십이 되어서도 실험적인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여자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CJ문화재단은 튠업 뮤지션들에게 앨범을 제작할 수 있도록 2년간 최대 2500만원을 지원해주고, CJ아지트 광흥창에서 공연이나 연습, 녹음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성장 단계별로 단독·기획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튠업을 통해 성장한 인디 뮤지션으로는 멜로망스, 새소년, 카더가든, 홍이삭 등이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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