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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특검 4국조’ 공식화한 민주당… 민생은 언제 챙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2특검(특별검사)·4국조(국정조사)’ 추진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 뒤 언론브리핑에서 “21일 해병대원 특검을 위한 입법청문회를 시작으로 2특검과 2국조를 우선 추진하고 상임위 의사일정을 봐가며 2특검 4국조를 공식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특검은 해병대원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이고, 2국조는 해병대원 국조와 양평고속도로 의혹 국조다. 4국조는 ‘방송 장악’ 국조, 유전개발 국조가 더해진 것이다. 그런데 4국조로만 그칠 것 같지도 않다. 회의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이 “검찰의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 유용 국조도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며칠이 지나면 또 어떤 국조가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국가에 꼭 필요한 특검 또는 국조 사안이 있으면 추진해야 한다. 그게 국회가 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야 쟁점이 큰 사안에 대해 2특검 2국조니, 4국조니 하며 죄다 추진하겠다고 하는 건 다분히 정략적으로 비친다. 게다가 해병대원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김 여사 건은 검찰이,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경찰이 수사 중에 있다. 결과를 보고 추진해도 되는데, 22대 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겠다던 당초 약속과 달리 개원 초부터 정쟁성 특검과 국조를 줄줄이 추진하는 건 민심에 반하는 일이다. 또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물타기나 방패막이 차원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특검이나 국조는 단 1건만 추진해도 여야가 충돌하고, 정국의 블랙홀이 돼 다른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특검법이 통과하기까지 진통은 물론, 수사 상황을 놓고서도 정국이 시끄러워지곤 한다. 그나마 특검 수사는 외부에서 한다지만 국조는 국회의원들이 직접 해야 해 그만큼 다른 의정 활동이나 민생입법이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국조 증인·감정인·참고인을 둘러싼 대치로 전체 국회 일정이 파행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여러 특검과 국조를 밀어붙이겠다는 건 ‘정쟁의 상시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그건 171석을 가진 제1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국민이 민주당에 의석을 몰아준 건 대여 협상력을 키워 협치를 이끌어내고 민생입법에 매진하라는 것이지, 국회 전횡을 일삼으라는 취지는 아닐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이런 폭주를 멈추고 절제된 입법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국민이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권력에 등을 돌리는 건 한순간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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