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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재산세 개편엔 거리두기… ‘실용·민생’ 李의 딜레마

중도층·지지층 사이, 고심하는 이재명
세제 문제 일단 무시하는 전략 펼쳐
여권과 구체 내용 놓고 다툴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17일 최고위원회 공개발언에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아무도 전날 대통령실에서 꺼낸 세제 개편 문제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무시 전략을 펴는 동시에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었다. ‘민생·실용’ 노선을 강화하던 이 대표가 ‘중도 표심’과 ‘지지층’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나 박찬대 원내대표의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민주당은 최고위 회의 이후 용산발 세제 개편 방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세수 확충 방안은 내놓지 않고 부자 감세를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가 먼저 세수 확충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의 세제 개편에는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역시 조심스럽게 세제 개편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중산층 세 부담 완화 방향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박 원내대표 지시로 당내 전문가로 구성된 조세개혁 태스크포스(TF)가 물밑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다만 민주당과 여권의 세제 개편안은 전제나 지향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통령실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나 상속세 등 현행 세제가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부동산 가격 급등 탓에 애초 부자들을 겨냥해 설계됐던 세금제도가 중산층에까지 적용되면서 그 취지가 변질됐다고 보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민주당이 세제 개편 ‘액션’에 나서더라도 여권과는 그 내용을 두고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종부세를 큰 틀에서 유지하되 현실을 반영해 일부 조정하는 수준은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1주택 실거주자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과세표준을 현행 12억원에서 다소 상향하는 방안 등이 당내에서 거론됐다.

상속세 개편도 중산층 부담 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상속세 공제한도(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 최소공제 5억원)를 일부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30%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자는 대통령실 방안과는 거리가 있다.

감세 이슈는 차기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이 대표에게 딜레마이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중산층의 세 부담을 낮춰 중도 외연 확장을 꾀할 수 있는 반면 전통적 지지층의 거센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도입된 종부세는 민주당 계열의 상징적 부동산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종부세 개선’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면서 “불합리한 종부세, 억울함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었다. 구체적으로 일시적 2주택자 구제, 투기 목적이 아닌 주택에 대한 종부세 중과 제외 등을 거론했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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