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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부세·상속세 완화, 방향 맞지만 충분히 논의 해야

정부, 상속세율 인하 등 개편 계획
야당도 공감, 오랜 과제 바꿀 호기
세수 결손 우려 등 각론 숙의 필요


대통령실이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세 완화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어제 방송에 나와 “종부세는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히 있어 폐지 내지는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고가 1주택과 가액 총합이 매우 높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종부세를 물리되 궁극적으로 재산세로 통합 관리하는 식의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상속세도 세율을 30% 수준까지 대폭 인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종부세와 상속세가 당초 취지와 달리 부동산 시장과 기업 활동에 적잖은 장애가 되고 있는 만큼 이들 세제의 정비는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노무현정부 당시 도입된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 억제가 명분이었지만 이후 집값 급등으로 중산층까지 과세 대상이 되며 취지가 무색해졌다. 윤석열정부 들어서 일부 완화가 됐지만 여전히 1주택자 종부세 대상은 11만명이 넘어 은퇴생활자 등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상속세도 합리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고 기업 최대주주는 할증까지 붙어 6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약 26%)의 두 배 가량 되는 최고 수준이다. 과도한 세율로 편법이 난무하고 기업 경영이 위축돼 주가에도 영향을 준다. 상속세 공제 한도는 현재 10억원이어서 서울에 웬만한 집 한 채 보유한 사람은 상속세를 내야 한다.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세제 개편은 법 개정 사항이어서 대통령실의 의욕만으로 진행될 순 없다. 다행인 건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와 상속세에 전향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1주택 종부세 폐지’ 얘기가 민주당에서 먼저 나왔고 상속세법 개정안 검토 가능성도 제기됐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모처럼 공감대가 자리 잡은 만큼 정부와 국회가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로 인해 세제 개편 움직임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입법의 키를 쥐고 있는 다수당으로서 공과 사는 구분하길 바란다.

다만 총론이 옳다 하더라도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민과 여론 수렴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올 1∼4월 세수 부족분이 8조4000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56조원에 이어 올해도 30조원 안팎의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 세계 최고 속도의 저출산·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급증하는 구조에서 재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종부세, 상속세의 개편에 앞서 전체 세수가 감소하지 않도록 세수 확충 방안도 제시하는 등 정교한 준비가 필요하다. 에너지 합리화에도 어긋난 유류세 인하 등 불요불급한 감세 정책은 재고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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