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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현무암 섬유 태극기

전석운 논설위원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6호가 달 착륙 직후 펼쳐 보인 중국 국기 오성홍기는 현무암 섬유로 만들었다. 화산석의 일종인 현무암을 섭씨 1500도 이상 고온으로 녹여 9~20마이크로미터(1㎛=1백만분의 1m) 굵기의 필라멘트를 뽑으면 방사능에 강하면서 부식이 잘 안되는 광물성 섬유가 탄생한다. 현무암 섬유는 섭씨 1000도를 견딜 만큼 내고온성이 뛰어나 소방복이나 방탄복 소재로는 안성맞춤이다. 우주선이나 항공기 동체,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에도 현무암 섬유가 들어간다.

중국은 현무암에서 섬유를 뽑는 기술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나라다. 그런데도 달 표면의 극한 환경을 견딜 섬유를 개발하느라 4년이 걸렸다. 달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을 차단할 대기층이 없다. 달에서 하루 동안 쬐는 방사선은 지구에서 1년 동안 피폭되는 방사선과 맞먹는다. 태양 빛이 닿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온도 차이는 극심하다. 지난해 8월 달 남극에 착륙한 인도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측정한 표면 온도는 섭씨 50도였지만 바로 아래 8㎝ 깊이의 토양 온도는 영하 10도였다. 불볕더위와 강추위가 같은 장소에 공존한다.

달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나라는 미국, 러시아, 인도, 중국, 일본 5개국이다. 일본은 올 초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중국은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일에는 창어6호가 달 뒷면에서 암석과 토양 2㎏을 채취했다. 한국은 탐사선 다누리호를 2022년 12월 달 궤도에 진입시켰을 뿐 아직 착륙선을 보내지 못했다. 우주항공청이 목표로 내건 한국의 달 착륙은 2032년이다.

세계 각국이 달 탐사에서 가장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은 물이다. 태양 빛이 전혀 닿지 않아 섭씨 영하 200도 이하로 온도가 떨어지는 달 내부에는 얼음 형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달에서 물을 발견한다면 사람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기지를 만들 수 있다. 언젠가 그 물에 비친 현무암 섬유 태극기를 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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