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진료예약 일방 취소는 의료법 위반”… 의협 “단일대오”

전국 의료기관 진료·휴진 신고 명령
“휴진율 높은 지역 업무개시명령”
대전협 “범의료계 대책위 안 간다”

의료진과 병원 내원객이 지난 10일 서울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이동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및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위원회에 이어 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을 예고하자 정부는 이날 개원의를 대상으로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17일과 18일 잇달아 예고된 의사들의 집단휴진을 의료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키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휴진 전 의료계 단일화된 요구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안하겠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나섰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3일 회의를 열고 전국 의과대학·병원과 개원의의 집단휴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환자의 동의와 구체적인 치료계획 변경 없이 진료·수술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의료법 15조에서 금지하는 진료 거부로 볼 수 있다”며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면서 불법 행위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실장은 “환자가 아니라 의사가 ‘노쇼(no show)’ 하면 안 되지 않겠나”고 되물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전국 3만6000여개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료·휴진 신고 명령 발령을 완료했다”며 “집단휴진 피해 사례에 대한 피해신고지원센터의 업무 범위를 13일부터 의원급까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도 관내 의원급 의료기관에 ‘18일 진료·휴진 신고 명령’을 속속 내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18일 휴진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해 이날까지 각 시·군·구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0일 25개 자치구에서 관내 의료기관에 진료·휴진 신고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용인시는 의원급 의료기관 550곳에, 대구시는 의원 1997곳과 44개 병원에, 인천시는 1789곳 개원의에 신고 명령을 내린 상태다. 정부는 14일까지 각 지자체의 접수 건수를 집계해 확인하고 18일 휴진율이 30%를 넘는 곳에는 지자체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의 강경 기조에 맞서 의사단체는 의협을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의협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연 연석회의 뒤 브리핑에서 단일한 요구안을 마련한 뒤 휴진 전 정부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16일까지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전국의 휴진 사태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9일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임현택 의협 회장과 (통일된 요구안을) 합의한 적 없다. 범의료계 대책위에는 안 간다”고 선을 그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속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집단휴진에 동참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의대는 무기한 휴진까지 거론하고 있다.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이후 연세대의대·세브란스병원 비대위도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충북대의대·병원 교수회도 18일 휴진에 참여한 뒤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자는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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