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는 철강업계

건설 불황에 조강 생산량 감소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까지 덮쳐


철강업계가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불황에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까지 겹치며 올해 들어 조강 생산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보다 줄었다. 일부 철강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야간에만 공장을 가동하는 등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13일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조강 생산량은 2122만t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2020년(2202만t)보다도 80t가량 적다.


조강 생산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건설 불황으로 철강 재고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인허가 주택 수는 7만455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만6630가구)에 비해 22.8% 줄었다. 건설 수요가 꺼지다 보니 아파트 뼈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철근의 반제품 ‘빌렛’을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 조강 생산량은 4월 154만t으로 지난해 190만t 대비 약 19% 감소했다.

중국산 철근의 국내 유입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중국에서도 건설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국 철강사들이 남는 자재를 해외에 덤핑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산 철강 수입량이 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량은 407만t으로 전년 동기(396만t)보다 더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이 어려워지면서 철강 수요가 둔화하고 있었는데, 중국산 철강까지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내우외환을 이겨내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전기료 절감을 위해 낮에는 전기로를 끄기로 했다. 기존의 4조3교대 체제는 유지하면서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공장을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산업용 전기료가 오전 8시~오후 6시에는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208원인 데 반해 오후 10시~오전 8시까지는 105원으로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야간 기준으로 돌리면 생산량이 약 35% 줄어들 것으로 본다. 기존 전기료가 철근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다. 야간에만 공장을 돌리면 원가에서 전기료 비중은 5%대로 낮아진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 5일 근무제로 전환했다. 지난 1월 철강업계 최초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철의 날’ 기념식에서 “선제 대응과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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