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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기한 휴진은 살인 방조 행위나 다름없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에 이어 일부 대학병원들이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다. 1차 의료기관부터 3차 의료기관까지 ‘셧다운’될 가능성이 커지자 환자단체들은 13일 “환자들은 이제 ‘각자도사(死)’의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며 집단휴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정부는 집단휴진을 ‘진료거부’ 행위로 보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 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의협의 집단휴진 방침에 따라 속속 휴진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17일부터, 연세의대 교수들은 27일부터 각각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투석과 분만 등 필수적인 진료 분야는 유지하되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의대 교수들도 무기한 휴진 동참 등 추가 행동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정부는 의료계의 집단 진료거부에 대해 “이미 예약이 된 환자에게 환자의 동의와 치료계획 변경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진료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의 집단 진료거부는 실정법 위반 가능성도 높지만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92개 환자단체들은 “의료공백 기간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했던 환자들에게 의료진의 연이은 휴진 결의는 절망적인 소식”이라고 한탄했다. 더구나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들의 무기한 휴진 선언은 암 환자 등 중증질환자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정해진 일정에 맞춰 검사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질환자의 예약이 지체돼 환자의 상태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된다면 무기한 휴진은 살인 방조 행위나 다름없다. 의료계는 연기된 예약 날짜를 기약하기 어려운 중증질환자의 시간은 일정을 정해놓지 않고 휴진해도 아무런 타격이 없는 의대 교수들의 시간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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