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사법 리스크… 차남 헌터, 총기 불법 소지 유죄

형량 선고는 대선 직전 이뤄질 전망
바이든 “결과 수용, 사법 절차 존중”
트럼프 측 ‘사법 조작’ 주장엔 타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주방위군 공군기지에서 차남 헌터와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총기 불법 소지 혐의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 자녀가 중범죄 혐의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사법 리스크를 안고 대선을 치르게 됐다.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심리 시작 이틀째인 11일(현지시간) 헌터에 대한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내렸다. 총 심리 시간은 3시간5분에 불과했다. 워낙 결정이 빨리 내려져 질 바이든 여사는 평결문 낭독이 끝난 이후 법정에 도착, 법정을 떠나는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헌터는 “결과에 실망하기보다는 가족과 친구들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를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냈다.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미국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재판을 담당한 메리엘렌 노레이카 판사는 선고 공판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통상 120일 뒤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선 직전인 10월 초 형량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헌터는 2018년 10월 자신이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구매·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대 25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그러나 단순 불법 총기 소지의 형량은 대개 15~21개월 수준이고, 재판 전 석방 조건을 준수하면 투옥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헌터는 범죄 전과가 없고 불법 총기 소지와 관련한 폭력 상황에도 연루되지 않았다. 배심원단의 한 남성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형량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지만 헌터가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는 대통령이지만 또한 아버지”라며 “질과 나는 아들을 사랑하며 오늘날의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재판의 결과를 수용하며 헌터가 항소를 고려하는 동안 사법적 절차를 계속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헌터에 대한 유죄 평결이 사법 체계가 조작됐다는 트럼프 측의 주장을 약화시킨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유죄, 헌터는 무죄로 나와야 사법 시스템이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조작됐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데 이런 기대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번 사건의 증거는 압도적이었고 유죄 평결이 적절했다”며 “모든 혐의가 명백히 정치적 목적으로 제기된 트럼프 재판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주목하는 사건은 오는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되는 헌터의 탈세 혐의 재판이다. 공화당은 바이든의 부통령 재임 시절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의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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