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돈 벌어도 이자 못 낸다

금리 올라 금융비용 부담 늘어
기업 성장성·수익성 모두 악화


지난해 한국 기업 10곳 중 4곳은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이자 부담이 커졌지만 경기 침체로 매출은 줄어들어서다.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도 모두 악화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2032곳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0.1%였다. 1년 전 34.6%보다 5.5%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영업 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이 상태가 1년간 나타나면 일시적 한계기업, 3년간 이어지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는데, 그만큼 지난해 한계 위기에 봉착한 기업들이 많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이자보상비율이 500%를 넘는 우량기업 비중은 2022년 38.9%에서 지난해 31.7%로 줄었다.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전체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2022년 443.7%에서 지난해 219.5%로 곤두박질쳤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차입금 평균 이자율과 금융비용 부담률이 높아진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하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2022년 16.9%에서 지난해 -2.0%로 크게 하락했다. 2020년(-3.2%), 2015년(-2.4%)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22년 5.3%에서 지난해 3.8%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다만 안정성 지표인 부채 비율은 2022년 105.0%에서 지난해 102.6%로 다소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28.8%)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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