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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한국 교회 교단 정치의 폐해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한국교회에 만연한 교단 정치의 폐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년 각 교단 총회장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 간 이전투구가 심각해 과연 이들이 예수를 믿고 따르는 이들인가 싶을 정도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현직 총회장과 제1부총회장이 법원에 의해 직무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서울고등법원 제25민사부는 지난해 9월 총회장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의견 형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후원 내역과 관련해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선거운동 지침 위반 등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 지난 1월 기침 총회장에 대한 직무를 정지시켰다.

그런데 기침 총회장의 직무정지 사태 배경에는 교단 신학교인 한국침례신학교(침신대) 이사 파송을 둘러싼 이권 다툼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지지 그룹들이 총회 지도부를 장악해야 침신대 이사 파송에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설상가상으로 3개월여 만에 총회장 직무를 대행하던 제1부총회장마저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하자가 문제가 돼 법원으로부터 직무집행 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다른 교단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2008년 감독회장 선거 이후 선거무효와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으로 장기간 내홍을 겪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가 숱하게 분열해온 역사에도 나만 옳다는 오만함과 서로 권력을 잡으려는 교단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오죽했으면 예장 합동 총회가 한때 총회장 후보자들의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제비뽑기를 도입했을까.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해야 할 교회가 세상보다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 법정의 결정에 구속돼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한국교회의 재부흥에 걸림돌이 되는 교단 정치의 폐해를 바로잡을 수 있는 해법은 없을까.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는 예수님이 세우셨지만 교단은 사람이 만든 것이다. 한국 교계에서 서로 총회장을 하려고 하는 것은 권력과 명예욕일 수 있다”며 “총회와 총회장은 겸손하게 교회의 유익을 위해 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틴 루터는 1517년 교황의 교권주의에 반발해 ‘오직 성경’ ‘오직 믿음’을 외치며 종교개혁의 신호탄을 쐈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시작된 개혁교회의 정신을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교단정치 폐해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강화할 뿐이다. 누구를 위한 교단 정치인가. 일반 성도들은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가 무슨 교파, 어느 교단에 속하며 그 교단의 총회장이 누구인지 별 관심이 없다. 세상의 믿지 않는 사람들이 목회자들의 교단 정치 민낯을 본다면 과연 교회를 찾고자 할까. 목회자들이 권력과 명예욕에 빠져 세상보다 더한 편 가르기와 중상모략, 떼거리 정치를 일삼는다면 교회의 가르침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옥한흠 목사를 비롯한 한국교회의 존경받는 목회자들은 보장된 정년마저 마다하고 조기 은퇴해 제자훈련 등 본질적인 사역에 전념하는 모범을 보였다.

항상 교회에 문제가 있을 때 성찰하는 기준은 예수 그리스도가 똑같은 상황에 계셨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셨을까이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당시에도 율법 학자, 대사제 등 기득권 세력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제자들마저 예수를 정치적 메시아로 이해하고 기적을 행하시는 스승의 능력을 통해 권력을 잡으려고 했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국교회 교단 정치의 민낯을 보신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두려워진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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