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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끝내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이재명 방패’ 올인한 野

입력 : 2024-06-11 00:31/수정 : 2024-06-11 00:31

요즘 국회나 더불어민주당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회와 당’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치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을 위해 국회와 당이 돌아가는 것처럼 비쳐서다. 민주당은 10일 본회의에서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면 제2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는 관례를 존중해 달라는 국민의힘의 요청을 끝내 거부하고 과반 의석을 내세워 힘으로 밀어붙였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역시 여당이 맡아 온 운영위원장과 방송3법 등이 걸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도 독식했다. 이런 민주당에 본회의를 열어줘 의회 독재의 길을 터준 우원식 국회의장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주당이 앞뒤 가리지 않고 법사위를 비롯한 핵심 상임위를 죄다 가져가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주장처럼 법사위를 ‘이 대표 방탄용’으로 쓸 작정이 아니었다면 이런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법사위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관련된 ‘대북송금 특검법’과 현 정부를 겨냥한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다룰 예정으로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달린 상임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결사적으로 법사위원장을 지켜내려 했을 것이다.

이날 이뤄진 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도 이해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오전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대표의 ‘대선 1년 전 사퇴’ 규정을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땐’ 예외를 두기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또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정지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도 통과시켰다.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걸 감안하면 대표 사퇴 예외규정은 사실상 이 대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까지 공천권을 행사하도록 길을 터준 셈이다. 부정부패 혐의자 직무정지 조항이 삭제된 것도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다. 정치인들의 도덕성 기준을 더 높이라는 게 국민들 요구인데 오히려 더 후퇴시켰기 때문이다. 이 개정 또한 이 대표의 기소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꼼수가 뻔히 보이니 당내에서 ‘위인설관식 개정’이라거나 ‘(이 대표가) 설탕만 먹으면 이빨이 다 썩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일 테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노라면 민주당 구성원들에게 ‘누구를 위해 국회와 당이 존재하는 것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과 당원인가, 아니면 이 대표 개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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