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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영업자 부채 심각… 정부와 야당이 해법 모색해보라


자영업자들의 부채 상황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2012년 12월(0.64%) 이후 11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시중 5대 은행의 1개월 이상 연체된 개인사업자 대출 총액도 3월 말 1조3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7% 급등했다.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한계상황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계속 대출을 받아 연명하지만 소비 침체로 대출 원리금도 제때 못 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연체율이 급증한 데는 원리금 상환 유예 종료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 4월부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이를 6개월 단위로 4차례 연장해주다가 만기 연장은 내년 9월까지 미뤘지만, 원리금 상환 유예는 지난해 9월 종료됐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억눌린 대출 상환 부담이 본격 나타나는 분위기다. 결국 구조조정 없이 대출 상환을 일시적으로 미루는 건 ‘언발에 오줌누기’ 식일 뿐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비중이 높다. 그런데 창업 5년 후 생존율은 23%에 그친다. 자영업 부진이 내수의 발목을 잡는 구조여서 포화 상태의 자영업 개편을 더이상 늦춰선 안된다. 경쟁력을 기준으로 옥석을 가리고 구직 연계 프로그램 및 재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회생가능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채무조정 활성화도 필요하다. 마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코로나 시기 대출금을 10년 이상 장기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따져봐야 할 게 많겠지만 구조조정과 병행한다면 고려해볼 수는 있겠다. 정부가 마련 중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과 거대 야당의 제안 사이에 접점을 찾는다면 문제 해결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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