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울 정도로 강한” 미 고용시장, 금리인하에 찬물

비농업 부문 일자리 예상치 웃돌아
7월로 전망했던 인하 시점
씨티 9월, JP모건 11월로 늦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탓이다. 오는 7월 금리 인하를 전망해 온 주요 금융사들은 금리 인하 예측 시점을 9월 이후로 바꿨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지난 7일 “미국의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지난달보다 27만2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증가 폭(16만5000개)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9만개)를 크게 웃돈 수치다. 평균 시간당 소득은 지난달보다 0.4% 늘며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실업률은 4월(3.9%) 대비 0.1% 포인트 증가한 4.0%를 기록했는데, 실업률이 4%대를 보인 것은 202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판단에 근거로 사용되는 노동시장 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씨티그룹와 JP모건체이스는 7월로 예상했던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를 각각 9월과 11월로 늦췄다. 두 회사는 다른 금융회사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9월 이후로 변경하는 상황에서도 이제까지 7월 인하 전망을 유지해왔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월 고용지표를 “놀라울 정도로 강한 고용 증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뒤 조금 더 둔화한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 지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내 금리인하 횟수도 기존 4회에서 3회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도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1회로 내렸다.

앞서 미 노동부가 지난 4일 발표한 구인 건수를 고려했을 때 노동시장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며 “인플레이션 수치가 안정화된다면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연준 관계자들은 특히 임금 상승이 둔화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발표로 금리 인하를 꺼릴 수 있다”며 “다만 역사적으로 실업률은 조금이라도 상승세를 보이면 이후 계속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연준이 동시에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오는 11~12일 열릴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12일과 13일 연달아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 구매자물가지수(PPI)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은행은 지난 6일과 5일 각각 기준금리를 내려 미국과 상반된다. 미국과 세계 주요국 간 금리 정책 탈동조화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은은 지난달 말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너무 빠를 경우 물가를 자극하고 환율 변동성이 커져 가계 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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