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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양심적 병역거부 36개월 대체복무는 합헌”

교정시설 합숙 등 기본권 침해 주장… “형평 기한 것” 5대 4로 헌소 기각

연합뉴스

종교적 신앙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이들의 복무 장소를 교도소 등 교정시설로 한정하고 복무기간을 36개월로 정한 현행 대체복무제도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를 규정하는 ‘대체역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해 궁극적으로 국가 안전보장과 국민 기본권 보호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려는 목적을 가진다”며 “이러한 공익이 대체복무요원의 불이익에 비해 작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체복무제는 종교, 양심 등을 이유로 입영·집총을 거부하는 이들을 비군사적 공익 업무에 투입해 병역을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재 결정에 따라 2020년 10월 도입됐다.

육군과 해병대는 18개월, 해군은 20개월, 공군과 사회복무요원은 21개월을 복무하지만 대체복무요원은 교정시설 등에서 36개월간 합숙 복무한다. 청구인들은 현행 대체복무제가 ‘대체 처벌’에 해당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재는 “현역병은 육체적·정신적으로 큰 수고와 인내력이 요구되고, 군사훈련에 수반되는 각종 사고와 위험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군사업무의 특수성과 군사적 역무가 모두 배제된 대체복무요원 복무 내용을 비교해볼 때 36개월 복무기간은 대체역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징벌을 가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합숙 강제에 대해서도 “현역병과 비교했을 때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체복무요원 생활공간에 CCTV를 설치하는 것, 대체복무요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이종석 헌재소장과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은 “병역기피자 증가 억지와 현역병의 박탈감 해소에만 치중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사실상 징벌로 기능하는 대체복무제를 구성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는 헌법불합치 의견을 남겼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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