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與 “手가 없다”… 기댈 것은 거야 자충수

이재명 “몽골병처럼 입법 속도전”
野 공세에 주도권 내주고 끌려가
4년 전처럼 민주 폭주 역풍 기대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국민의힘 황우여(앞줄 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가운데)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앞줄 가운데) 대표와 박찬대(오른쪽)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연합뉴스

22대 국회 출발 신호와 함께 거야(巨野)가 ‘192개 의석수’를 동력으로 질주를 시작했다. 개원 첫날 바로 ‘채상병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1인당 25만원 지원’ 내용을 담은 민생위기극복특별조치법도 제출하는 등 정국 주도권을 잡아가는 양상이다.

‘108석’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권의 거침없는 공세에도 마땅히 대응할 카드를 찾지 못해 무기력한 모습이다. 연금개혁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등 민생 현안에서도 수세적인 입장에 처하면서 당내에서조차 “현재 기댈 것은 거대 야당의 폭주에 대한 민심의 역풍밖에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이 대표는 30일 22대 첫 의원총회에서 “22대 국회는 이전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개원 즉시 몽골 기병과 같은 자세로 민생 입법과 개혁 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은 물론 민주유공자법, 양곡관리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법안들도 되살려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숫자 싸움’에서 밀리는 국민의힘은 야권의 속도전에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데 급급한 처지다. 그동안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대통령 거부권’ 카드로 맞섰지만 22대에서는 범야권 의석수가 192석에 이르면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법안 재의결을 막아내기가 만만치 않다. 8표만 이탈해도 저지선이 뚫릴 수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취할 수 있는 수(手)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의석수가 너무 적다보니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이 없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의 입법 공세에 대응하는 방어수단 중 하나였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역시 수성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을 다수당에서 배출했다면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이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은 무조건 확보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회법에는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에서 선출한다’고만 돼 있어 민주당이 표결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여당이 이를 막을 마땅한 방법도 없다.

수도권의 한 여당 재선 의원은 “18개 상임위를 민주당에 다 내주고 마음껏 ‘폭주’하도록 해 역풍을 유도하는 방법 외에는 답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 앞서 2020년 21대 국회 개원 직후에도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독식하고 ‘임대차 3법’ 등을 강행 처리했다가 그 반작용으로 이듬해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적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또 다른 당 관계자는 “4년 전과는 달리 여야가 바뀐 입장이라 그때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선 구자창 송경모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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