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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임직원들 집단 멘붕…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주가 폭등

1심과 다른 판결에 분위기 반전
1조대 거액 지급할 여력도 의문
장중 한때 15.89%까지 치솟아

사진=연합뉴스

“SK그룹이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그룹이라는 것을 ‘법률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인 건가요?” “노소영 관장이 회사에 무슨 기여를 했나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완패’하자, 회사 내부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라는 1심과 다른 판결이 나온 직후 SK 주가는 고공비행했다.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는 점에 매수세가 몰리면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 주요 계열사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 소송 관전평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1심 판결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 SK 경영진들은 말 그대로 ‘집단 멘붕(멘탈붕괴)’에 빠진 상태다.


재계는 항소심 법원이 최 회장의 재산 형성 경위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언급하고 노 관장의 기여를 대폭 인정한 대목에 주목했다. 재판부가 사실상 SK의 정경유착을 인정한 셈이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노 관장 측은 소송을 거치면서 1990년대 부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약 343억원이 최 전 회장과 최 회장에게 흘러 들어갔고 이 돈이 1992년 증권사 인수와 1994년 SK 주식 매입 등에 쓰였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고스란히 인정됐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재산 분할 액수 중 1조원이 넘는 거액을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지급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주사인 SK 지분 구조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임직원도 있다. SK 전직 임원은 “(최 회장이) 주변의 측근을 과하게 믿은 탓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1조4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재산 분할하라는 판결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1% 내외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하던 SK 주가는 서울고법의 판결 직후인 오후 2시 50분을 전후해 급등했다. 장 중 한때 15.89%까지 치솟았으나 낙폭을 줄여 9.26% 오른 15만8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일 경우 SK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건호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동일한 사건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1심과 완전히 다른 판결이 나와 법조계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다”며 “상고심을 비롯해 앞으로도 크게 다툼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혜원 황민혁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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