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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힘받는 ‘러 본토 타격론’… 푸틴 “심각한 결과” 경고

美 등 확전 우려로 무기 사용 제한
마크롱·캐머런 등 “해제하자” 주장
푸틴 “심각한 결과 초래할 것” 경고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베를린 근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가 계속 밀리는 전황을 뒤집기 위해 ‘서방 지원 무기로 러시아 본토 타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러시아 인접국에서는 우크라이나 파병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국들의 군사적 압박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향해 미사일을 쏘는 (러시아의) 군사기지를 목표물로 삼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확전을 우려해 이를 러시아 본토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 왔는데, 이런 무기 지원 방식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지 않는 러시아 영내 군사지역을 서방국 무기로 공격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NYT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최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스웨덴 장관들과의 통화 이후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와 악수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서방국들의 이런 기조 변화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이 지난 2일 “우크라이나가 영국산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부터 강해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원조 무기에 대한 일부 제한을 해제하도록 숙고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나토 의회연맹은 최근 총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 무기 사용 제한을 해제하도록 회원국들에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러시아 인접국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월 언급했던 우크라이나 파병론도 꺼내들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파병론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은 지난 16~18일 안보 콘퍼런스에서 서방국의 미온적인 대러시아 전략을 비판하며 파병 의사를 밝혔다고 독일 시사지 슈피겔이 전했다.

NYT는 “이런 요구는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무기를 지원하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워싱턴 정가는 전쟁 격화를 우려해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밝혀왔지만 이제 조 바이든 행정부 안에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모든 나토 회원국이 무기 사용 제한 해제나 파병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숄츠 총리는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한 정책 변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무기 제공을 놓고 명확한 규칙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파병론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국 무기로 우리 영토를 타격하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서유럽) 국가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병론에 대해서도 “영어·프랑스어·폴란드어를 (도청으로) 듣고 있다”며 “파병군들은 러시아의 합법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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