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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뚝·뚝·뚝… 은행서 돈 빠진다

정기예금 금리, 3.5~3.6%로 내려
인터넷은행 파킹통장도 금리 인하
증권사 CMA·MMF는 자금 급증


고금리 시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던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이 은행을 이탈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지고 있지만 쏠쏠한 이자를 제공하던 통장이 자취를 감추면서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으면서 단기 투자가 가능한 증권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추세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3.50~3.60%까지 내려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3.50%) 수준이다. 국민·신한·하나은행의 기본금리는 2%대로 내려왔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연 4%대를 보이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예금 금리의 매력이 낮아지면서 예금자들은 정기예금에서 돈을 빼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872조88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886조7369억원)과 비교해 13조3681억원이 줄었고, 전월보다 4941억원이 빠져나가며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금리 수익이 줄어든 데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지연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돈을 묶어두려는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수신금리 인하 여파는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통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돈을 맡겨도 연 2.0% 이상의 금리를 제공해 단기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주로 인터넷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최근 줄줄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입출금통장인 ‘토스뱅크통장’의 금리를 이날부터 연 2%에서 연 1.8%로 내렸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줄곧 유지하던 2%대 금리를 내려놓은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2월 파킹통장 ‘세이프박스’의 기본금리를 연 2.10%에서 2.00%로 인하했다.

단기 자금 예치용으로 활용되던 파킹통장의 금리마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증권사로 향하는 자금이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27일 기준 18조원을 웃돌았다. 연초 16조~17조원 수준을 오가다 이달 들어 18조원까지 불어났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어음이다. 파킹통장과 마찬가지로 하루만 맡겨도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단기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수익률은 연 2.80~3.30% 수준이다.

또 다른 단기 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급증하고 있다. 28일 기준 MMF 설정액은 209조4165억원으로 나타났다. 연초 171조원 규모에서 약 38조원가량 증가했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어느 정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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