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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측 대북전단엔 의약·식료품 등 실려… 오물 넣은 대남풍선과는 달라

박상학 “코로나 땐 마스크도 보내”
조만간 바람 바뀌면 다시 살포 계획

탈북민단체가 북한에 살포한 대북 전단과 코로나19 의약품.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북한이 악취나는 거름 등 각종 오물이 담긴 대남 풍선을 살포한 것과 달리 국내 단체는 그간 의약품, 식료품 등을 대북전단과 함께 날렸다.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폭로하는 전단이 북한 곳곳에 살포되자 북한 당국이 불만과 불안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코로나19가 퍼졌을 때 타이레놀, 비타민C, 마스크를 넣어서 대북전단과 함께 북한에 보냈다”며 “동포들을 생각해서 인도주의의 마음으로 보냈는데 북한은 오물을 보내다니 참으로 비열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박 대표를 비롯해 이민복 대북풍선단 대표, 에릭 폴리 한국순교자의 소리 대표 등이 대북전단을 북측에 보내고 있다. 이들은 의약품·식료품 외에도 아이돌 노래를 담은 이동식저장장치(USB), 1달러 지폐, 육군사관학교 교재 등을 풍선에 실어 북한에 날려왔다. 전단 내용에는 김일성·김정일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김씨 일가의 가계도, 김정은 정권의 실체 등이 담겼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9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대북단체들의 전단 살포 횟수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단체들은 지난달 13일에도 북쪽으로 바람이 불자 대북전단을 살포했다. 당시 김정은 정권 비판 문구가 담긴 전단 30만장, 한국 가요가 저장된 USB 2000개 등을 매단 풍선 20개를 북측으로 날렸다. 우리 정부는 시민단체의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자제를 요청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투척은 일차적으로 국내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국내 단체들은 최근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구를 활용해 북한 곳곳에 전단을 퍼트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단체들이 ‘스마트 풍선’을 개발해 하나의 풍선만으로 수천장의 전단을 북한 전역에 구석구석 뿌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예전처럼 전단 여러 장을 한 번에 투척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풍선이 곳곳을 날아다니면서 장착된 타이머를 활용해 조금씩 여러 곳에 뿌리는 방식이다. 소총으로 쏴서 터트리기에는 풍선 고도가 높고, 미사일로 맞추기에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북한의 대응이 어렵다고 한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그 전단을 ‘쓰레기’로 생각하기 때문에 200여개가 넘는 오물 풍선을 투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단체들은 전단 살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조만간 바람이 남풍으로 바뀌면 북한 동포에게 전단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처럼 온갖 오물을 담는 것이 아니라 기존과 같은 내용물, 전단을 담아 보낼 예정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해 22대 국회에서 개정이 논의돼야 하는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새로운 국회 구성 후 관련법 개정에 대해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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