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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물고기가 어디로” 전주 삼천 준설 후 어류 급감

마전교 구간 18종서 4종으로 줄어 “대규모 준설이 서식 환경 훼손”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29일 전주 삼천 마전교 주변 물속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하천 준설 작업을 멈추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1년 반 가까이 대규모 하천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전북 전주시의 삼천(三川) 주변에서 어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과도한 준설과 벌목 작업 등으로 인해 물고기 서식 환경이 크게 훼손됐다며 제방 보축이나 낙차공과 보 같은 횡단 구조물을 철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9일 전주 삼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천 마전교 구간에서 서식하는 물고기가 반년새 18종에서 4종으로, 우림교 구간은 13종에서 3종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삼천교와 세내교, 우림교, 마전교 등 4개 지점에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우림교와 마전교 구간에서는 피라미나 모래무지 등 2∼4종 물고기만 확인됐다.

도심 중심에 위치한 마전교 주변엔 지난 해 10월까지만 해도 참마자, 긴몰개, 참몰개, 동사리 등 고유종을 포함해 18종이 서식했으나 6개월 만에 물고기 종류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어류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5월 산란기에도 물고기 종류가 줄어든 것은 하천 준설 공사가 생물 서식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의미라고 단체는 설명했다.

반면 아직 준설이 진행되지 않은 삼천교 지점에서는 20종의 물고기가, 세내교 지점은 13종이 확인됐다.

삼천교 지점의 경우 2019년 상반기 조사 때 발견된 13종보다 늘었는데, 환경단체는 준설 구간의 물고기 일부가 이곳으로 서식지를 옮긴 것으로 추정했다.

단체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주시에 전주천과 삼천의 고유한 수생태계 특성을 반영한 하천 공사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대규모 준설이 물고기와 수서곤충의 서식 환경을 크게 훼손해 맨눈에도 보이던 밀어나 동사리, 모래무지 같은 어류가 사라졌다”며 “공사가 불가피할 경우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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