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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의사가 보험사기 ‘한통속’… 잡고보니 마약류 소굴

브로커 포함 12억 타낸 174명 검거
의료진 펜타닐 등 투약 추가 입건

연합뉴스

남성인데 여성처럼 가슴이 커지는 여유증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 수술을 한 것처럼 속여 12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성형외과 원장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병원 관계자 및 브로커 174명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범행을 주도한 경기도 수원의 병원장 A씨 등은 마약 투약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가짜 환자를 모집해 진료나 수술을 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차례에 걸쳐 모두 12억원가량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19년 수원에서 성형외과 및 피부과 병원을 개업한 A씨는 개업 당시 대출받은 30억원가량을 갚지 못했다. A씨는 지인을 통해 보험 사기 브로커를 소개받았다. 브로커들은 여유증·다한증 수술의 경우 고액의 실손의료비 보험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A씨를 꼬드겼다.

이후 브로커들은 가짜 환자를 모집하고, 병원장과 의료진은 수술이 6시간 동안 이뤄진 것처럼 진단서, 진료기록지, 간호기록지 등을 허위로 조작했다. 가짜 환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보험금을 허위 청구했다. 일부 환자는 일부러 가슴 부위에 상처를 내거나 다른 사람의 수술 전·후 사진을 보험사에 제출했다.

불법으로 챙긴 보험금 수익은 병원이 50%, 중상위 브로커와 가짜 환자가 20%, 하위 브로커가 10% 비율로 나눠 가졌다. A씨 등은 주로 지인 소개를 통해 가짜 환자를 받았다. 환자 중에는 유흥업소 직원, 조직폭력배 등도 포함돼 있었다. 대부분 20, 30대였다.

경찰은 일부 병원 관계자들의 마약 투약 사실도 적발했다. A씨 등은 허위 수술 과정에서 서류상 사용한 것으로 기록된 프로포폴·펜타닐 등의 마약류를 투약한 상태로 진료를 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와 의료용 마약 오남용은 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며 “보건 당국의 의사면허 행정처분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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