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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정부 밸류업 조언 핵심은 지배구조 개혁과 소통이다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금융청 국장. 금융투자협회 제공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2022년부터 추진해 닛케이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일본의 밸류업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어제 금융투자협회 주최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 금융청 국장이 참석해 소개한 밸류업 성공 요인들을 보면 우리 정부가 놓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핵심 사안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가급적 많이 투자자가 돼 주주로서 성장의 과실을 폭넓게 향유할 수 있는 체제가 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와 경영자의 의사소통을 충실히 만들어야 하며 이 계획에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마련한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런 핵심에서 비켜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상법을 고쳐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지만 재계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신 재계가 주장하는 상속세 완화안을 밸류업에 끼워 넣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세법 개정안에 밸류업 관련 세제 인센티브로 최대주주 상속세 할증 과세 폐지 등 상속세 개선방안을 언급한 것이다. 주주 환원,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가를 올려봐야 상속세 부담만 늘어나므로 밸류업 명분이 안 선다는 재계 주장을 수긍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밸류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을 대주주 및 대기업 특혜라고 반대하는 마당에 상속세 개편까지 추가하려는 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 없이 정책만 남발하는 건 쇠귀에 경 읽기 아닌가. 정부 당국자들은 호리모토 국장이 세미나에서 소개한 기시다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해외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해 취해온 소통 노력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정부와 여당도 자사주 소각 등에 따른 법인세 감면 등 세제 인센티브 도입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관철을 위해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면 하나 마나 한 제도로 전락하는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야당도 1400만 개인 투자자와 증시 선진화를 생각한다면 관련 세제 법제화를 위해 한 걸음 양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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