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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의사 숫자 자체 연구 선언… 추계 방식 놓고 다른 목소리

미래 변수 등 포함 땐 규모 달라져
추계 결과 의·정 견해차 여전할 듯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이 확정된 가운데 2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고등학교에 의대합격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번 의과대학 증원으로 대학들이 지역인재전형을 크게 늘려 ‘지방유학’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의료계가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절충안의 하나로 의대 증원에 대한 자체 추계를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현 상태를 기본으로 추계할 것인지, 미래 변수를 포함한 시나리오를 산출할 것인지 등에 따라 추계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정부의 ‘2000명’ 증원 근거를 반박하기 위해 자체 추계에 나선다고 하지만 이들이 결과를 내놓는다 해도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대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소속 교수들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개혁을 해야 한다며 의사 수 추계 연구를 공모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적절한 데이터를 정부로부터 요청하고, 연구자들을 모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계 결과는 내년 2월쯤 공개될 예정이다. 비대위 측은 이를 2026학년도 입시에 반영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2000명 증원을 결정하면서 3개 보고서를 근거로 2035년 1만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만816명이, 보건사회연구원은 9654~1만4631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만650명이 부족하다는 추계를 내놨다. 보고서에도 미래 시나리오가 담겨 있긴 하지만 추계는 현재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도출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반면 의료계는 미래 상황을 가정해 추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질병의 선제적 예방과 의학기술 발전 등을 통해 의사 인력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의료계 주도의 추계가 나와도 결국 의사 수 부족 문제를 두고 의·정의 견해차를 좁히진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증원 근거 자료로 활용했던 보사연 보고서의 저자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우려를 나타냈다. 신 교수는 “기본적인 추계는 현행 시스템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라며 “미래 변수에 대한 ‘보조적 시나리오’는 가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없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사 수 추계의 목적은 현재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보조적 시나리오를 일부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가 인용한 또 다른 보고서 저자인 홍윤철 교수는 “미래에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추계하는 것인데, 현재 상황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가정하면 추계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료계는 이날 대법원의 재항고심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각 대학이 입시요강 발표를 중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오는 30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100개 수련병원(6.8%)을 포함한 전체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출근율도 8.0%(839명)로 첫 공개됐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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