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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낙찰 받고, 퇴거시 경매 차익만큼 손실 보전”

전세사기 구제 정부안 발표

전세사기 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전세사기 희생자를 추모하는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을 담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세사기 특별법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지원 방안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우선매수권으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입해 낙찰가와 감정가의 차액을 피해자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야당의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위한 ‘명분 쌓기’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27일 국토부가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안정 지원 강화방안’에 따르면 LH는 피해자의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피해주택을 경매로 매입한 후 그 주택을 피해자에게 공공임대주택으로 장기 제공할 예정이다. LH가 감정가보다 낮은 낙찰가로 주택을 매입하며 발생한 차익은 피해자 지원에 활용한다. 정부는 가구당 평균 3000만~4000만원의 경매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피해자는 매입 후 최초 10년간 소득·자산·무주택 등 요건과 관계없이 매입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이후에도 거주를 희망하는 경우 추가 10년간 시세 대비 50~70%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다. LH의 주택 매입 직후 퇴거하며 경매차익을 한 번에 받는 것도 가능하다. 다가구주택은 피해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 경매에 참여한 후 경매차익을 피해액 비율대로 나눠 지원한다.

예를 들어 LH가 감정가 1억원의 피해주택을 5000만원에 낙찰받을 경우 5000만원의 경매차익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10년간 월세 30만원의 임대주택에 거주하며 차익에서 3600만원을 제하고 퇴거 시 14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후 추가 10년 거주를 희망하면 월 9만~15만원을 내고 거주할 수 있다. 추가 거주기간 차익이 모두 소진되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월세를 보전한다. LH의 매입 직후 퇴거할 경우 경매차익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피해자가 거주하던 주택에서 쫓겨나지 않으면서도 일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피해자가 우선매수권을 LH에 넘겨주면 모두 다 매입할 계획”이라며 “피해주택을 전부 공공임대주택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또한 LH의 매입임대주택 예산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결국 정부 재정 투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으로 일반 매입임대주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동반된다. LH는 올해 일반 공공임대주택 매입에 5조3000억원, 피해 임대주택 매입에 7000억원을 편성했는데 정부는 이를 모두 합쳐 최대 6조원을 피해 주택 매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에 귀속됐던 이익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활용하는 차원”이라며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귀속분을 정책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의 이 같은 대책 발표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선 구제 또한 피해자들에게는 선택지 중 하나인 만큼 정부안에도 포함돼야 한다”며 “아직도 정부는 전세사기가 피해자의 잘못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대안을 발표하는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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