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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특위 회의록 보니… 구조개혁 이견 한 달 전부터 있었다

정부 “공론화위 다수안 되레 나빠져”
민주당 “구조개혁 입법 어렵겠죠”
국힘 “미래 세대로 부담 전가하는 꼴”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등 21대 국회 쟁점 사안을 논의한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여야가 ‘21대 국회 내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를 놓고 대치하는 중심에는 ‘연금 구조개혁’ 문제가 놓여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先) 모수개혁 후(後) 구조개혁’을 주장한다.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라는 절충점을 찾았으니 모수개혁부터 먼저 처리하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통합 등의 구조개혁 논의는 22대 국회에서 이어가자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은 떼놓고 논의할 수 없는 구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일보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지난달 30일 진행한 마지막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애초 연금 구조개혁 문제에 대한 여야 인식 차가 분명했으며, 이를 둘러싼 대립 역시 예고된 수순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금특위는 당시 회의에서 공론화위원회로부터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의 1안(소득보장론)과 ‘보험료율 12%·소득대체율 40%’의 2안(재정안정론)을 보고받았다. 시민대표단 500명의 숙의와 설문조사를 거친 방안이었다. 이 같은 모수개혁 중심의 공론화위 보고에 대해 여야 위원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회의록을 보면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공론화위 다수안인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안에 대해 “재정개혁과 안정을 위해 개혁을 한 건데 도리어 더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이 차관은 “소득대체율을 40%로 하려면 19.8%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며 “(시민대표단 결과에) 아쉬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이번 (모수)개혁은 구조개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금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21대에서 꼭 해야 할 개혁은 공론화위에서 얘기한 1, 2안 중 선택하거나 균형점을 찾는 것”이라며 현실론을 펼쳤다. 김 의원은 이 차관에게 “구조개혁 방안을 공론화위에 올리고 연금특위가 합의해 입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한 뒤 “어려운 거겠죠”라고 스스로 답했다.

이에 맞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김상균 공론화위원장을 상대로 “구조개혁에 있어 좀 더 심도 있는 설문이 이뤄진 것 같지 않다”며 “그걸 논외로 하다 보니까 대부분 미래세대로 (재정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모수개혁에 너무 치중해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나온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데는 저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에 대해 시민대표단들에게 설명했더니 어떤 경우는 ‘우리가 더 이상 준비가 안 돼 있으니 못하겠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공론화위의 한계를 인정하는 발언도 했다.

연금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모수개혁만 한 것으로도 충분하고 구조개혁은 추가로 얘기하라는 건 아주 잘못된 말”이라며 “구조개혁을 위주로 논의하고 그에 따라 결과를 도출하라고 한 것이지 모수개혁을 하라고 한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좌초시키는 것보다는 반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다”며 21대 국회 내 연금개혁안 처리를 재차 촉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연금개혁은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 단독 처리가 불가능하다”며 “22대 국회에서 민주당 주장의 문제점을 드러낼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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