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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만연한 ‘꼼수’ 증거 인멸 시도… 사법 방해, 엄벌 처해야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구속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상당수의 음주운전자들이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비슷한 사례를 막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이들은 엄벌에 처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음주운전자들은 손쉽게 처벌을 피하는 정보를 공유한다. 경험과 주변 조언을 토대로 음주운전 적발 시 대처 방법을 오픈채팅방 등에서 공유하는 식이다. 이들을 도와주는 전문가들의 영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행정사들은 음주운전 반성문 대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음주운전 예방 교육 수료증과 관련 캠페인 활동 증명서도 대리해준다. 음주운전 구제 변호사들도 호황을 누린다. 음주운전 발생 직후 대처법부터 경찰 조사에서 진술하는 법, 피해자와 합의하는 법 등을 도와준다. 포털사이트에 ‘음주운전 변호사’를 검색하면 전문 법무법인 광고와 각종 노하우를 알려주는 홍보글이 수두룩하다.

CCTV 블랙박스 영상 삭제는 기본이고 음주운전 후 추가로 술을 마셔 단속을 피하는 일명 ‘술타기’ 수법이나 운전자 바꿔치기를 통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을 받는 노하우도 있다. 김호중도 비슷한 방법들을 시도했다. 만취한 척 난동을 피워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편법도 있다고 한다. 실제 음주운전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거나 증거 인멸 행위가 수반된 음주운전임에도 낮은 형량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꼼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수사당국은 증거 인멸 등의 사법 방해 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음주운전은 반드시 밝혀진다, 음주운전 후 도주나 증거 인멸을 했다가는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강한 형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사법체계를 농락하려 한 이들에 대한 일벌백계가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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