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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플라스틱 규제… 이젠 썩는 기술 경쟁

유럽·美·中서 단계적 금지 선언
생분해성 시장 연 24.8% 성장 전망
썩는 코팅 비료 등 상업화 속도전


국내 기업들이 ‘썩는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유럽과 중국 등에서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강화하는 데다 일반 소비자들의 친환경 플라스틱 선호도와 환경 보호 의식이 크게 높아진 영향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토양·해양 등 자연환경에서 90% 이상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기존 플라스틱보다 분해 기간이 짧다.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로는 석유 원료에서 추출한 물질을 합성한 PBAT와 PBS, 미생물 기반의 PHA, 식물에서 얻은 전분을 원료로 하는 PLA 등이 있다.

중국 정부는 내년까지 분해되지 않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판매·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겠다고 2020년 선언했다.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이후 연간 약 800만t의 일반 플라스틱 사용이 중국에서 금지된다. 이 가운데 500만t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대체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2년까지 재활용 혹은 퇴비화 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1년 75억4400만 달러(약 10조3000억원)에서 2026년 231억8230만 달러(약 31조7000억원)로 연평균 2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은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리비오(SKC 자회사)는 농업 기업 누보와 함께 ‘생분해 완효성 코팅 비료’ 상업화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완효성 비료란 작물의 생육 시기에 맞춰 적절한 양의 비료를 공급하기 위해 코팅제 속 비료를 서서히 흘러나오게 만든 제품이다. 기존 코팅제는 폴리에스터(PE) 등 플라스틱 수지로 만들어져 토양 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2026년부터 플라스틱 수지로 코팅한 비료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SK리비오와 누보가 공동 개발 중인 완효성 비료는 PBAT를 사용해 비료가 모두 흘러나온 뒤 토양에 코팅제가 남지 않는다. 한화첨단소재는 지난 23일 휴지 브랜드 ‘크리넥스’를 포함한 유한킴벌리 제품에 PLA 소재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LG화학, GS칼텍스,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등 기존 석유·화학 업계 강자들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연구·개발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선진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 등에서도 플라스틱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이라며 “플라스틱을 대체할 새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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